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에 참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매우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며 책임지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압박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9일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어제 2005년 6월 내곡동 측량 당시 측량 팀장이라는 분이 오 후보가 측량 현장에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현장에 간 사실이 없다던 오 후보 측의 해명은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직무대행은 "측량 팀장의 증언은 아주 구체적"이라며 '오 후보는 유명인이라 기억난다', '흰색 상의에 선글라스를 꼈다', '측량이 끝날 때쯤 선글라스를 벗었고, 오 후보인 걸 알아보고 인사했다'며 당시 측량 팀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내곡동 측량에 참여했다는 증언은 매우 상세하다. 측량팀장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며 "당시 내곡동 현장에 있었던 측량인 3명, 경작인 3명 총 6명 중 3명이 오 후보가 현장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줬다. 나머지 사람들도 기억이 흐릿할 뿐 부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오 후보의 해명이 가관이다. 오늘 라디오 인터뷰에서 측량 현장에 내가 있었다, 없었다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닌데 민주당이 프레임을 그렇게 옮겨간다고 했다"며 오 후보의 발언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곡동 땅의 존재도, 위치도 몰랐다고 이야기한 사람은 오 후보다. 이제 와서 측량 현장에 본인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데 비겁하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어 "앞서 오 후보는 내곡동 셀프 보상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하겠다, 처가 땅으로 이득을 봤다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했다"며 "오 후보 본인 입으로 한 대국민 약속이다. 더는 거짓 해명으로 유권자를 기만하지 말고,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했다.
앞서 오 후보는 자신이 내곡동 땅 측량에 직접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측량 현장에 갔던 큰 처남이 오늘(29일)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정보공개 청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시 측량 관련 현황보고서에 누가 측량을 의뢰했는지, 현장에 누가 입회했는지 다 기록돼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서류가 나오면 그걸로 모든 해명이 끝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KBS는 오 후보가 지난 2005년 내곡동 땅 측량에 참여했고, 이로부터 9일 후에 서울도시주택공사가 조사설계 용역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당시 측량팀장은 "측량 현장에 오 후보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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