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1.5% 상승하며 1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황 부진으로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공업제품 가격도 1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올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감소하고 이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으로 공급 측 하방요인이 심화하면서 저물가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해 10월 0.1%를 기록한 후 올해 1월(0.6%)까지 0%대에 머물렀으나 2월에는 1.1%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물가 상승에 1.08%포인트를 기여했다. 농산물은 19.2%, 축산물은 10.2%, 수산물은 1.8% 올랐다.
파 가격은 305.8% 상승했으며 이는 1994년 4월 821.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통계청은 이달 중 조생종 파가 출하되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걀은 3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쌀(13.1%), 국산쇠고기(11.5%)도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공업제품 물가는 0.7% 오르며 지난해 4월 -0.7%를 기록한 후 1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중 가공식품은 1.5%, 석유류 가격은 1.3%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5.0% 하락했지만 서비스는 한 해 전보다 0.7%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1.8% 올랐다. 이중 외식 물가는 1.5% 오르며 2019년 9월(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내식당 식사비, 생선회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외식 외 물가는 2.0% 상승했다. 이는 아파트 관리비와 보험서비스료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집세는 지난해보다 1.0%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4%, 0.6%로, 월세는 2014년 11월 0.6%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출목적별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가정 내 수요 증가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전년 대비 8.4%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0.6%, 생활물가지수는 1.5%, 신선식품지수는 16.5% 각각 뛰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방요인은 소비심리 개선 등 수요 측면과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측면이 모두 존재한다"며 "지난해 4, 5월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방요인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점,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3월까지의 누계비가 1.1%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 경기가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완만한 수준"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요인이 있어 (물가 상승률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도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올해 전체 소비자물가가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2분기 물가 오름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농·수산물 가격 안정, 원자재 변동 리스크 대응 강화 등 분야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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