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회 언급된 '일자리'…바이든 "세금은 '바이 아메리카'를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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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4-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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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의회 연설은 대부분 경제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는 데 할애됐다.

코로나19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의 변화 속에서 미국의 압도적 국력 유지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 연설을 관통하는 주제였다. 그런 의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와 인프라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 겸 상원의장과 낸시 펠로시(오른쪽) 하원의장이 연단 뒤에 앉아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지난 1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EPA연합뉴스]

"21세기 경쟁에서 승리해야"···강력한 중국 견제 피력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내내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났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시 주석은 중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국가가 되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진지했다"면서 "(시 주석을 비롯) 다른 독재자들은 합의에 도달하는 데 너무 시간이 걸리는 민주주의가 21세기에 독재 국가와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21세기 승리를 위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경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대한 역사의 변곡점에 있으며, 우리는  '더 나아지기 위한 재건(build back better)'을 넘어서서 경쟁에 맹렬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부터 고조돼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제재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했다. 또한 중국 내 사업을 위해서는 미국 기업에 대한 강제기술 이전 등 불공정 관행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중국과의 관계에서 압박을 높이고 있다. CNBC는 "민주당과 공화당은 여러 측면에서 분열돼 있지만, 중국에 강경한 정책을 취한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설에서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의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석권해야 한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기술, 반도체, 청정기술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이런 정책들은 미국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풍력 터빈 날개가 베이징이 아닌 피츠버그에서 만들어지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국영기업 보조금을 비롯해 미국 기술과 지식재산권 절취 등 미국 노동자와 산업에 해를 끼치는 불공정 무역관행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견제와 인권 문제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도 언급하면서 미국이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함께하는 것처럼 인도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 주둔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또 외교 정책의 기본은 '미국적 가치'가 될 것이라면서,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보장이 되지 않는 국가들에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 탄압과 대만 압박, 홍콩 탄압 등 이슈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정부·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상응해 대응했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의 행동은 그에 응당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에 경고와 견제의 메시지를 던졌지만 핵확산과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상호 협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대화의 문을 열어놓기도 했다. 
 
43번이나 등장한 단어 '일자리'···원칙은 '바이 아메리카'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서 '일자리(JOBS)'라는 단어를 무려 43번이나 언급했다. 팬데믹이 몰아치면서 미국의 실업률은 급격히 높아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 일자리는 130만개 정도가 다시 늘었다. 이는 역사적 수치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자리 계획을 통해 팬데믹 이전의 미국 경제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세계 1위 강대국으로의 위치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정책 목표의 달성도 일자리 계획으로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기후변화 위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했다"면서 "일자리(JOBS), 일자리(JOBS)"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면서 자신의 일자리 및 가족계획 인프라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적극적인 투자만이 나라의 경제를 되돌릴 수 있으며, 일자리를 잃은 많은 미국인들을 다시 일터로 돌려보낼 수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100일간의 성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2억2000만 회가 넘는 백신 접종으로 미국은 다시 경제 회복의 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복을 넘어서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인들이 잃어버린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계획의 원칙은 '미국 투자'이며, 결국 국가의 세금으로 시행한 정책의 혜택이 고스란히 미국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연설에서 그는 "미국 일자리 계획에서 모든 투자는 한 가지 원칙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n)'를 따를 것"이라면서 "미국인의 세금은 미국 제품,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품을 사는 데 쓰일 것이다. 이것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고, 우리 행정부에서 이뤄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CNN 분석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부양책, 외교비전,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등 보건 이슈에 중점을 뒀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문제에서는 총기규제, 세금, 인종갈등, 에너지와 기후변화 등에 대해 두루 언급했다. 

한편, SSRS가 실시한 단독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지켜본 미국인의 51% 정도가 연설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71%는 국가 방향에 대해 더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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