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검찰권력 견제하랬더니…공수처 '1호사건' 조희연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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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05-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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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소권 없어 갈등 예고…시작부터 '삐끗'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해직교사 특혜 채용 의혹을 1호 사건으로 선택하면서 검찰개혁이란 설립 취지가 빛이 바랬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공수처가 기소(공소)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교육감 사건을 맡아 추후 검찰과 불필요한 갈등도 예상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1일 성명을 내고 "무소불위 검찰 권력을 심판하길 바란 국민 기대를 저버리고, 정치적 무권리 상태에서 고초를 당한 해직교사를 특별채용한 일을 '1호 사건'으로 선정한 공수처에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전날 "조 교육감 의혹에 '2021 공제 1호' 사건번호를 부여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출범한 공수처가 사건번호를 부여해 자체 수사에 나선 첫 사례다. 이로써 공수처가 1호 사건으로 검찰 비위 사건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수처 1호 사건을 납득할 수 없다"며 "공수처를 만든 목적이 고위공직자가 법을 어긴 '중대범죄' 수사인데 왜 엄청난 권력이 있지도 않은 교육감을 입건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수처 설립은 '제 식구 감싸기'를 일삼는 검찰 견제 목적이 크다.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논란만 낳은 채 이런 선택을 해 법조계 안팎이 시끄럽다.

특히 공수처가 공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사 대상은 판·검사나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으로, 교육감은 해당하지 않는다. 즉 공수처가 조 교육감을 공소하려면 수사를 마친 후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요구결정서와 관계 서류, 증거물을 첨부해 보내야 한다. 최종 판단은 검찰 몫이라 불기소 결정을 한다면 공수처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수처 측은 "교육감도 엄연히 고위공직자로 수사 대상이므로 문제 될 게 없다"며 "검찰과 공소 여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수사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공수처가 검찰·경찰과 '공소권 유보부(조건부) 이첩' 문제를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섣불리 검찰 비위 사건을 맡기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현재 공수처는 지난 3월 첫 만남 이후 중단된 공·검·경 3자 협의회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안건은 미정이지만,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 담긴 공소권 유보부 이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소권 유보부 이첩은 검·경이 판·검사나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비위 사건을 수사한 뒤 공수처에 넘기면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부 이첩을 의미한다.

조 교육감은 해직교사 5명을 특정해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이 지난달 23일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제44조 '시험 또는 임용 방해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공수처로 사건이 넘어온 것은 이달 4일이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 결정과 관련해 "공수처가 균형 있는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채 제도적 특성과 혐의없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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