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촹반르바오 등 중국 경제 매체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고케마이크로(國科微, 300672, 선전거래소)의 최근 행보를 이같이 비유했다. 중국 증시가 조정장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고케마이크로 주가 상승 폭만 100%가 넘었다.
11일 커촹반르바오에 따르면 고케마이크로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8.85%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처음으로 주당 100위안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로써 주가 상승 폭은 10거래일간 108%에 달했다.
이튿날인 12일에도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대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에 장중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했지만 오후장 들어 다시 강세로 전환해 1.48% 상승 마감했다.
고케마이크로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탄 건 지난달 15일부터다. 최근 해외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암호화폐 '치아'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치아는 비트토렌트 개발자인 브램 코언이 개발한 암호화폐다. 그래픽카드(VGA) 등을 통해 채굴하는 기존 화폐와 달리,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비롯한 저장장치를 치아 네트워크에 제공하면 용량만큼 보상을 받는 특징이 있다.
중국에서는 치아 채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1테라바이트(TB)~4TB의 고성능 SSD를 중심으로 매진되고 있다. SSD의 이같은 열풍에 힘입어 SSD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고케마이크로도 덩달아 수혜를 입는 것이다.
실적 호조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28일 고케마이크로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7억3100만 위안(약 12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4% 오른 7086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2.14% 급등한 4억1200만 위안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순익은 117만7100위안이다. 지난해 1분기 3495만6000위안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이 밖에 화웨이와 협력한다는 루머(소식)도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커촹반르바오가 전했다. 앞서 시장에는 고케마이크로가 화웨이 팹리스(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과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SD 강자와 화웨이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폭등했다.
하지만 고케마이크로가 하이실리콘과의 협력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앞으로도 협력 계획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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