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 직전까지 추락했던 두산 신용등급, 바닥 딛고 부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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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5-2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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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동안 정크본드 직전까지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던 ㈜두산이 반등의 첫발을 내디뎠다.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와중에도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덕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두산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로 유지했으나,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두산이 지난해 4월 산업·수출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등 건전성 위기가 외부에 공개된 이후 처음으로 긍정적인 신호다. 실제 신평사는 건전성 위기가 공개되기 전인 지난 2019년부터 두산에 주목하고 신용등급을 조정해왔다.

2010년대 중반까지 A등급이었던 두산의 신용등급은 2016년 6월 A-로, 2019년 4~5월에는 BBB+로, 건전성 위기가 공개된 지난해 4월 이후에는 BBB로 떨어졌다. BBB등급은 투자적격등급의 가장 하단인 BBB-의 바로 윗 등급이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제공]

 

BBB- 등급 미만이 투자부적격등급으로 정크(junk)본드로 불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산이 그 직전까지 내몰린 셈이다. 아울러 BBB 등급 중에서도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 곧 BBB-로 하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두산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부정적 인식을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두산은 연결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98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2750억원보다 더 규모가 컸다. 매출액도 4조52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조3019억원 대비 5.08%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두산은 전자기판, 산업차량 등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한 가운데 주요 사업부문에서 축적된 기술과 오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양호한 경쟁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지주부문의 수익기반 약화와 자체사업 분할매각이 지속되면서 이익창출력이 둔화되고 있으나, 견조한 영업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두산 제공]
 

특히 신평사는 두산이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매각을 완료하거나 추진하고 있음에도 양호한 수익성을 입증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전체적인 외형 축소로 인해 사업다각화 효과가 흔들리고 있으나 자체적인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시각이다.

실제 지난 3월 말 두산의 현금성 자산은 314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1823억원 대비 72.5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단기성차입금은 1조757억원에서 1조213억원으로 5.06% 줄었다.

또 두산그룹의 경영개선안이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둘 정도로 대거 진행되면서 두산중공업 계열에 대한 지원 부담이 줄었다는 것도 두산의 재무안정성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당초 주력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사업재무위험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 두산의 신용도에 부담이 됐다"며 "두산중공업에 대한 유상증자 등 자구안 이행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위험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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