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가 24일 ‘이준석 돌풍’ 현상과 관련, “이번 당 대표는 사실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가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이번 대선을 가는 길은 아주 멀고도 험한 길이다. 통합 문제나, 또 밖에 있는 후보들이 우리 당을 찾아오게 하는 문제라든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당 대표가 풀어야 할 산적한 문제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에 비유, 본인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것을 강조한 것.
그러자 이 후보가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제가 올초에 주문 넣은 차는 전기차라서 매연도 안 나오고 가속도 빠르고 전기차 전용플랫폼이라 내부 공간도 넓어서 많이 태울 수 있는 아이오닉5”라고 썼다.
이 후보는 “원할 때는 내 차의 전기를 다른 사람을 위해 뽑아줄 수 있는 V2L 기능도 있더라”라며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화물트럭’을 몰겠다는 나 후보의 공격에, ‘전기차’로 응수하면서 ‘신‧구 대결’의 전선을 더욱 분명히 한 셈이다.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두 후보의 프레임 싸움에 다른 후보들도 뛰어들었다. 초선인 김은혜 후보는 “노후경유차를 몰면 과태료가 나온다”며 나 전 의원을 비판, “김은혜는 카니발을 탄다”고 했다. 이어 “카니발은 축제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대선 주자들을 태우고 전국을 돌며 신나는 대선 축제를 벌일 생각이다”고 했다.
5선의 주호영 후보는 “차가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가 문제다”라면서 “분야, 세대, 지역을 아우르는 모든 인재들을 KTX에 태워 가장 빠르게 정권교체의 길로 달려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여론조사상 이 후보의 독주가 계속되자 당 내부가 술렁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오전 김병민 비대위원에게 “주호영 후보가 나경원 후보가 나오니까 완전히 찌그러져버렸더라”라며 “신구대결로 가버리니까 속수무책이다”고 사담을 나누는 게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송출되기도 했다.
성 비대위원은 “오세훈 서울시장 때부터 느꼈었던 새로운 후보에 대한 것(갈망)이 나타나고 있는 거거든. 그럼 당연히 이준석이가 돼 버릴 거 같은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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