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IT 업계에 따르면,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자아냈던 클럽하우스 인기는 3월을 기점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앱을 이용하기 위한 초대장이 고가에 거래되고, 국내 정·재계 유명인사들도 즐겨 찾는 '핫한' SNS였다.
반짝인기를 누린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 반면, 포파라치는 최근 이용자 사이에서 서서히 유행 중이다. 앱 분석회사인 앱토피아에 따르면, 포파라치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앱스토어에서 포토·비디오 무료 앱 카테고리부문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포파라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스타트업 TTYL이 개발한 앱으로, 사진 공유가 주요 기능이라는 점에서 기존 인스타그램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포파라치는 '안티 셀피(anti-selfie)'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즉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은 올리지 못하며 남이 찍은 내 사진으로만 피드가 구성된다. 따라서 포파라치 앱에서는 전면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으며, 후면 카메라만 허용된다. 또 인스타그램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사진 필터와 편집 기능도 포파라치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날것 그대로의 사진만 올릴 수 있는 셈이다.
포파라치는 인스타그램과 달리 기능이 제한적이지만, 기업가치는 1억 달러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포파라치는 1억 3500만 달러(약 1498억원)의 높은 기업가치를 형성했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인 벤치마크 캐피털이 투자 라운드를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포파라치 인기 배경? 전문가 "기존 SNS는 현실 왜곡···실제 삶 보고 싶은 이용자들"
전문가들은 SNS가 뜨고 지는 과정 이면에 시기적 특수성이 강하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클럽하우스는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비대면 상황과 맞물려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파라치의 인기에 불을 붙인 요소는 무엇일까. 한 IT 전문가는 '현실 왜곡' 콘텐츠에 싫증난 이용자들이 포파라치에 환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크 셔먼 B&C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매니징 파트너는 "지금까지 SNS에서는 사진 필터와 마스크 기능이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 이용자들은 가공된 이미지가 아닌 실제 삶(Real Life)을 보고 싶어 한다. 따라서 최근 SNS에는 손대지 않은 사진을 선호하는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포파라치가 이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 왕립보건학회(RSPH)에 따르면, 연출 사진을 표방하는 인스타그램은 청년층 정신건강에 가장 해로운 SNS로 꼽혔다. RSPH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스타그램이 유해한 SNS"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이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릴 때 실물 그대로가 아닌 이른바 포토샵이나 필터링 등을 통해 이미지 조작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주도한 매트 커라처 박사는 "상당수 젊은 여성들이 인스타그램에 예쁜 얼굴과 날씬한 몸매 이미지를 올리려는 강박증이 있다. 이런 환상이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다"며 "자기만족과 개성을 북돋우기 위해 SNS는 과도한 포토샵이나 필터링 사용을 제한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포파라치는 현재 애플 운영체제(iOS)만 지원하고 있으나 곧 안드로이드용 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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