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와 비교해 국내 인당 연간 커피소비량이 무려 2.7배나 높으며, 길을 다니다 보면 얼핏 봐도 카페 5군데 이상은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카페가 존재하듯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은 남다르다.
이러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과 급변하는 취향변화에 맞춰 트랜드와 전문성을 갖춘 로스터리카페 대표 박용정(32세, 남) 바리스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커피를 처음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그는 “군대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너무 맛있어서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책과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를 시작하고 전역 후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알바하면서 계속 공부를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모은 돈으로 더 전문적인 학습과 커피 문화를 배우기 위해 터키로 떠나 한 달 정도 지내고 돌아와 전문 로스터링 카페에 입사해 로스팅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발자취는.
그 후 대만·이탈리아·터키·프랑스·영국·호주 등 여러 해외를 다니며 로스팅에 대해 더욱 전문적으로 공부했고, 지난 2014년 조그마한 지하 커피 랩실에서 강습 및 커피 연구를 하고 지내며 개인 이름을 딴 ‘온라인 라떼 아트’ 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하게 된다.
그는 “지금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속에서 비대면·온라인 활성화 및 확대되고 있지만, 저 당시만 해도 오프라인으로 대회가 개최되긴 했으나 온라인 대회는 외국에서나 간혹 개최됐고 국내에는 거의 없었을 때”라고 전했다.
지난 2019년 현 영통 소재 ‘박용정’s 커피‘로 확장 이전을 하게 된다.
그는 “그 전의 가게는 공간이 협소해서 로스팅 장비를 다른 공간에 위치하고 왔다 갔다 했지만, 확장 이전하면서 개인 로스팅 장비를 가게 안으로 들여 작업의 효율성을 올리고 가끔 손님분들께 직접 로스팅하는 모습도 보여드린다”고 말하며 “가게 이전 시 걱정이 있었지만 많은 단골 분들이 계속 가게로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그에 맞는 최상의 커피와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자 더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2018년 대회 때보다 더 큰 규모로 확대된 ‘2020년 마스터오브카페‘ 에스프레소 베이스 부문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진출해 다시 한 번 실력을 입증한다.
나이는 젊지만 올해로 로스팅 공부만 7년째이며, 커피 관련 총 11년째 공부 중이다.
◇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비싸고 좋은 원두를 가지고 입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게 대회 출전에 있어서 저의 원칙이다“라며 ”대회를 준비할 때 대회용으로 고가의 원두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 분들께 제공이 가능한 금액대의 원두인지 등을 우선적으로 살피고 선정하며, 다양한 생두업체들을 통해 현지에서 좋은 콩을 가져와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소비자들한테 판매하고 소통할 수 있는 원두를 가지고 대회에 참여했으며, 현재 2018년 MOC 은상 수상했던 ’이디오피아 이르가체페 코케‘와 ’2020년 MOC 파이널리스트 진출했던 ‘콜롬비아 라 카바나 무산소 내추럴 카투라’를 판매하고 있으며 저희 카페에 방문하시는 손님 누구나 언제든 맛보실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카페와의 차별화 및 장점은.
전 세계 8개국, 14종 이상의 다양한 원두리스트로, 실제로 이렇게 다양하게 원두를 구비·판매하는 카페는 흔치 않으며, 특히 ‘핸드드립’을 취급한다.
또한 ‘오늘의 커피’라는 이벤트로 매일 매일 랜덤으로 원두를 정해 리스트를 바꿔가며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색다름을 전하고 있으며, 카페에서 취급하는 모든 음료는 ‘커스터마이징’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박 대표는 “개인별로 취향에 맞게 다양한 원두 선택뿐 아니라 커피농도계를 이용해 농도측정까지 세심하게 조절하는 등 맛의 농도까지 원하는 양으로 디테일하게 주문가능하다”며 “유럽이나 유명한 카페들은 기본적으로 커피농도계를 이용해 디테일한 세팅을 한다며, 단순히 원샷·투샷 조절이 아닌 ‘리스트레토’라고 고농축으로 추출하되 커피와 물이 만나는 시간을 짧게 해서 깔끔하고 산미 있게 추출하는 방식 등 개인별 원하는 입맛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가게 내 판매되는 모든 디저트는 ‘수제’이며, 직접 로스팅한 원두 도·소매 및 ‘머신 추출 및 라떼 아트’, ‘핸드드립 및 홈카페’, ‘로스팅 과정’ 등 1:1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청결’과 ‘신선함’ 또한 빠뜨릴 수 없다.
“매주 토요일 마다 카페 운영을 쉬고 있는데, 이 날 마다 위생과 균일하고 깔끔한 커피 맛을 위해 제빙기와 그라인더 등 장비 청소를 실시해 SNS에 인증을 올리며 고객 분들께 신뢰를 드리고 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뭐든지 재료가 신선해야 맛있다. 생두 상태에서 1차적으로 핸드피킹(상태 안 좋은 원두를 걸러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로스팅 후 2차로 또 진행하고 있다”며 “작업 중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눈이 빠질 것처럼 힘들지만 고객 분들께 더욱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절대 빠뜨려서도, 대충해서도 안 되는 작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이 질문에 그는 웃으며 “한 가지로 단정 지을 수 없다. 날씨에 따라 다르며, 화창하고 맑은 날에는 이디오피아 계열의 화사한 커피를, 어둡고 칙칙한 날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델링 같은 딥하고 바디감 있는 커피를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커피를 공부 중이거나 업으로 생각 중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저는 자격증은 하나도 없고 대회 타이틀만 있어요. 물론 실력을 입증할 만한 자격증과 스펙도 좋지만, 보여주기식·형식적인 문화로의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쉽다”며 “외국 같은 경우에는 국내와 달리 자격증이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일례로 유럽·미국 협회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이 있는데, 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인원이 저희 나라가 1등입니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죠”라고 말했다.
“많이 돌아다니고, 많이 보고, 많이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매주 토요일 청소 등 가게 정비하러 오기 전에 다른 카페들을 들러 커피도 마셔보고 인테리어도 살피며 더욱 개선된 서비스를 고객 분들께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0년 전 커피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당시까지만 해도 커피 문화가 활성화되기 전이라, 요즘과 달리 학원이나 교재, 온라인 강의 등 여러 가지 배움 시설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외국자료를 찾아보고 해외에 나가 직접 보고 느끼며 공부를 해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틀에 박힌 교육에서 벗어나는 환경과 접하기 쉬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 커피를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다양하게 맛을 봐야 합니다. 흔히들 본인이 좋아하는 커피만 맛보려는 경향이 있는데, 다양하게 맛을 보고 느껴봐야 차이점을 알 수 있고, 단순히 맛있다·맛없다·시다·달다 구별이 아닌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맛있고 미세한 맛의 차이를 느끼며 본인만의 ’테이스팅 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드린다”며 “이러한 과정을 가져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어느 정도 커피를 공부하시고 운영하시는 분들’에게는 “생각을 열어둬야 합니다. 100% 확신이 아니라면, 새로운 시도라면 일단 무조건 해보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본인도 모르게 안주하게 되고 본인 방식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오랜 시간이 지나고 봤을 때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을 항상 열어두고 배움의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작은 차이가 점점 변화를 만들고 고객들에게 도착할 때는 비교할 수도 없는 거대한 진실과 큰 감동으로 전달된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매출이 줄었다, 매출이 늘었다에만 집중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매출을 끌어올릴까에 대한 생각을 가져보시길 바란다”며 “단순 커피 제공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등 모든 부분이 서비스의 일종이다. 하루 가게 문을 닫더라도 장사가 잘 되는 곳에 가서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직접 피부로 느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떤 홍보보다도 가능 큰 홍보 효과는 ‘입소문‘이라며, 손님 한분 한분에게 진심을 다한다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우리 커피 문화의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는 ‘바리스타’와 ‘바텐더’라는 직업이 나눠져 있다. 바리스타는 어떻게 보면 바텐더이기도 하다. 외국에서는 실제로 바텐더가 바리스타업무도 같이 하고 있으며, 실제로 외국인 선수들에게 바텐더인지, 바리스타인지 질문했을 때 ”둘다”라고 대답한다. 바리스타 업무를 하면서 바텐더를 공부하면 굉장히 도움 될 부분이 많은데 안타까운 현실이다“라고 답했다.
“이는 교육적인 부분이나 자격요건 관련 차이로, 우리나라 국가 자격증으로 주조사 자격증이 있으며 그 안에는 커피 관련 부분이 담겨져 있으나, 커피 쪽에서는 바텐더 관련 부분이 없다. 또한 ‘믹솔로지스트 대회’라고 여러 가지 시럽·술 등을 섞어서 메뉴로 만드는 대회가 있으나 아직 많은 개선과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국대회는 틀에 박히고 경직된 국내 대회와는 달리 자유롭고 즐기는 분위기로, 이런 해외에서 좋은 문화들은 가져와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다”며 “실제로 전 세계 대회에서 트리플 크라운 달성하며 상을 휩쓴 국내 한 라떼 아티스트분이 대회 우승 당시, 라떼 설명과 함께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비트박스도 하는 등 자유롭고 감성적인 부분을 눈여겨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에서는 커피 한 잔도 손님들의 취향에 맞춰 메모하고 제공하는 섬세함과 정성이 담겨있는데, 우리는 90% 이상이 프랜차이즈 카페로 매뉴얼화 된 상업적인 커피문화 활성화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제가 다양한 원두와 농도 등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한 잔의 커피에도 조금이나마 정성과 사랑을 담아 제공하고 싶었다. 앞으로 이런 문화가 점차 활성화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춰 집에서 손님들이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커피를 추천한다면?
“기구 없이 가정에서 손쉽게 내려 마실 수 있는 ‘콜드브루’와 이를 활용해 제조할 수 있는 음료를 추천드리고 싶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1. 먼저 중간정도 굵기로 분쇄된 ’원두‘, 국이나 찌개를 끓이실 때 사용하시는 ’다시백‘과 ’밀폐용기‘을 준비한다.
2. 밀폐용기에 중간정도 굵기로 분쇄된 원두들을 담은 다시백을 넣고 원두와 물을 1:10 비율로 채워 냉장고에서 하루에서 이틀 정도 숙성시킨다.
3. 숙성이 끝나면, 다시백을 빼고 우러나온 커피를 △ 원액(콜드브루)으로 △ 물과 섞어 아메리카노로 △ 바닐라 아이스크림·견과류와 아포카토로 △ 우유와 콜드브루라떼로 △ 맥주와 콜드브루비어 등 취향에 맞게 즐긴다.
고 설명하고,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가운데 가정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만들어 드시고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 할말이 있다면.
“저에게 커피는 삶이에요. 기쁨과 슬픔 모든 게 담겨 있어요. 앞으로도 좋아하는 커피 일을 계속하면서 고객 분들께 맛있고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고, 같이 소통하고 지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항상 응원메세지를 보내주시는 손님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정말 큰 힘과 버팀목이 되고 있고 이에 앞으로도 더욱 성실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보답해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100명의 손님이 1번 방문하는 것이 아닌, 1명의 손님이 100번 방문하는 가게를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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