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 가닥] ②2중대·행정력 낭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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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06-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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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총·전교조 "정권 종속 위험 없애야"

국가교육위원회는 정치적 중립성이 숙제로 꼽힌다. 사진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정광고에서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는 수험생. [사진=연합뉴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설치에 반대하는 이들은 위원 구성에 따른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는다. 친정부 성향 인사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국교위 설치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사실상 법안 철회를 요구한 셈이다.

교총은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국교위를 만들자는 당초 정신은 실종된 채 정권편향적인 위원회 설치법이 상임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처리됐다"며 "그 자체로 국교위는 설립 단계부터 의미와 정당성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에 따르면 국교위는 대통령 소속인 데다 관할업무 등 상당부분을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게 돼 있어 독립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위원 구성도 친정부 인사가 곧바로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여서 중립성마저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21명으로 구성되는 국교위는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의석수 비례 전망), 교육부 차관 1명만으로도 친정부 인사가 금세 과반이 된다. 따라서 국교위가 독립성을 갖추려면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이 정부조직법상 적용을 받지 않는 초정권적 중앙행정기관으로 설치돼야 한다고 교총은 말한다. 중립성 담보를 위해선 "친정부 인사가 3분의1 수준 이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권 거수기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서도 내비치고 있다. 전교조는 "정권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바뀌었던 교육정책이 앞으로는 일관성 있게 추진되길 바란다"면서도 "위원 구성에서 정권에 종속적인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불식시키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학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국교육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국교위 설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송 교수는 "교육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생긴 것은 정치적·비전문적 인사를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시·도 교육감들이 과도하게 정치적 행보를 보인 것 등이 관련이 있다"며 "조직·인사권이 없고 예산권도 없는 기구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집행 과정을 감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국교위가 기존 교육부와 권한을 어떻게 나눌지도 관건이다. 중앙부처인 교육부를 없애기란 쉽지도 않을뿐더러 업무를 나눠 갖더라도 겹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둘 중 하나가 옥상옥으로 자리해 행정력만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총은 "이대로라면 국교위는 '교육부 2중대'로 전락해 불신과 갈등만 초래할 것"이라며 "독립‧중립적인 국교위가 설치되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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