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일본 나라] 한일 정상회담 논란, 선거에서 '뺨 맞은' 스가의 지지율 회복 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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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7-0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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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자민당이 지난 4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일본 내부에선 연일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측이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전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유튜브/ANN 캡처]


신문은 일본 측이 개최국으로서 '손님을 접대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의향을 비쳤다면서, 이에 따라 스가 내각이 문 대통령의 방일을 상정하고 한일 정상회담 개최 검토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가 내각은 한국 정부가 구체적인 한일관계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짧은 시간 동안의 의례적인 회담으로 한정할 생각이라면서, 일본 정부가 '본격적인' 정상회담의 응할지는 한국 측의 대응에 달려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역시 문 대통령의 방일 문제를 전하면서 "일본 정부는 한국이 시정책을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에 정상회담 개최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도쿄도의회 선거가 마무리된 직후인 지난 6일에도 후지테레비(FNN)와 산케이신문은 한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한국 정부가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문 대통령의 방일 의사를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당시 보도는 일본 정부 측이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처럼 최근 보수 성향 매체를 중심으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한 관련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스가-자민당 내각이 도쿄도의회 선거 패배 이후 일본 국내 지지율을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오는 9월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총선(중의원 선거)을 앞두고, 집권 여당인 자민당 세력이 스가 내각의 대한(對韓) 강경 태도를 부각해 주요 지지 세력인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한일 양국 정상은 2019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이상 양자 회담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는 지금까지 문 대통령과 한자리에서 단독으로 대면한 적이 없다.

일본 언론은 두 정상이 회담을 개최할 가장 유력한 시점으로 지난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등을 꼽아왔다.

그러나 지난 6월 G7 정상회의 당시에도 양국의 정상회담이 무산하자, 일본 언론의 이목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문 대통령의 방일 여부에 쏠려있다.

현재,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 북한을 제외하고, 205개국의 도쿄올림픽 참가 예정국 중 국가 원수나 행정부 수반급 인사의 방일을 결정한 국가는 차기 하계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뿐이다.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 개막식 전날인 22일부터 자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급 인사와 차례로 회담할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의 경우 국내 언론을 통해 문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아직 확실히 정해진 사안이 없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이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청와대)는 마지막까지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으며, 이제는 일본 정부가 답을 줘야 한다"면서 "외교에는 상대를 존중하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품격있는 외교에 임해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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