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주식 증정 이벤트를 통해 주린이(주식+어린이, 초보투자자를 일컫는 말)들의 ‘투심’을 저격하고 있다. 유통업계와 손을 잡고 내놓은 주식 도시락은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됐고, 주식 한 주를 무료로 주는 토스의 주식증정 이벤트도 대성공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케이뱅크 비상장주식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여는 등 최근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주식투자 열풍에 맞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하나금융투자와 이마트24가 손을 잡고 선보인 ‘주식 도시락’의 발주가 중단됐다. 주식 도시락은 8월 12일까지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준비된 주식 수량(1만주)의 두 배를 넘어서는 2만개 이상의 주문이 몰리면서 발주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이다.
주식 도시락에는 네이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대한항공, 대우건설, 삼성중공업, 인터파크, 맘스터치, 한화생명, 대한해운 등 10개 기업의 주식 중 1주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동봉돼 있다. 고객들은 도시락을 구매하고, 동봉된 쿠폰 QR코드를 통해 하나금융투자에 신규로 가입하게 되면 랜덤으로 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다.
인기몰이의 비결은 가성비다. 도시락 가격(4900원) 대비 네이버 1주를 받을 경우 수익률은 9000%에 달한다. 도시락 가격보다 낮은 한화생명과 대한해운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종목이 본전 이상을 노릴 수 있다. 여기에 MZ세대들이 대부분 1인 가구로 도시락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주린이들의 참여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또 하나금융투자가 이달 새롭게 선보인 ‘증여랩’도 임직원이 참여한 광고물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딱딱한 금융상품에 재미를 가미해 새로운 MZ세대와의 소통 방식을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비상장 주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2일부터 케이뱅크 모바일 앱을 통해 NH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케이뱅크 비상장주식을 1주에서 최대 100주까지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이 신한금융투자 증권계좌를 신규 개설하면 선착순 5000명에게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현대카드 등 19개 기업의 비상장주식을 랜덤으로 1주씩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주식제공 이벤트로 가장 큰 재미를 본 곳은 토스증권이다. 지난 4월과 5월 토스 증권은 신규주식계좌를 개설하면 무작위로 주식 1주를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토스픽’(토스+PICK) 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기도 했다. 7월 15일 기준 토스증권을 통해 신규로 개설된 계좌 수는 350만 계좌에 달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MZ세대들은 자산 형성의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주식투자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앞으로도 주식투자에 있어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MZ세대 이용률이 높은 편의점도 금융투자업계의 공략 대상이다. 지난해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GS리테일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GS25 내 ATM(CD)을 통해 고객이 현금 인출 거래를 할 경우 자사 증권사 ATM과 동일한 기준으로 출금 수수료를 면제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삼성증권은 올해 2월 CU와 손을 잡고 주식이나 펀드를 매매할 경우 매달 투자금의 1%씩 월 최대 5만 CU포인트를 적립해주는 ‘CU+삼성증권통장’을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이처럼 최근 MZ세대들의 주식투자 진입이 빠르게 늘면서 이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은 앞으로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이하 개인 주식 소유자는 316만명으로 전년 대비 10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주식 투자자(316만명) 중 절반인 50.8%는 작년부터 주식을 시작했다는 게 예탁원 측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Z세대의 주식투자가 늘면서 1인 가족을 겨냥한 유통업계와의 다양한 이벤트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주식에 대한 인기도 높아짐에 따라 해외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주식 상품군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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