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임박] 매파색 짙어진 한은 금통위…이달 금리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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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8-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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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금융 불균형 확대를 막기 위해선 금리 인상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매파색 짙어진 금통위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내린 뒤 같은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춘 후 1년 3개월 동안 같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은 점점 더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한은이 공개한 제14차 금통위 의사록(7월 15일 개최)에 따르면 대다수 금통위원들은 지난 7월 진행된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향후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지만 국내 경제의 전반적 회복세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금통위원은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지금과 같은 예측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논의됐던 바와 같이 수개월 내 완화 정도의 조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적이며 지속적 성장기반을 다지는 데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부 위원은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상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진정돼 가는 듯했던 코로나19 상황은 델타 변이의 출현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7%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일부 기관의 전망처럼 주요국의 경기회복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조정될 경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지만, 최근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지속하면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소위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에 대해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 기관들 “한국은행, 8월 기준금리 인상 단행할 듯”
전문가들 역시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한은이 8월을 시작으로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두차례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보고서를 통해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은 지도부가 8월 금리인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토대로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종전보다 앞당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의 불확실성과 그 영향이 8월 금리 인상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JP모건은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를 이달과 올해 4분기, 내년 3분기로 내다봤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이달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투자 호조, 백신 보급과 대규모 초과 저축에 기반한 소비 반등, 추경 등 확장적 재정 기조,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소는 “8월 중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해져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오는 10월 또는 11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대비해 부채관리 나서야”
이달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시장에서는 과도하게 대출을 받은 투자자는 부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정상화에 대비한 금융소비자 대응’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 회복이 빨라지면 해외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설비투자의 견조한 흐름이 강화하면서 국내 경기도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실물경기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이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선인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에 대비한 부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새로 금융시장에 들어선 개인 투자자가 많아졌다”며 “2030세대의 주식 보유 규모는 전체 시가총액의 10.2%의 비중을 보이는데, 차입자금을 이용한 신규투자자의 경우 금리 정상화에 대비해 시중 유동성에 의존한 과도한 자산가격 상승 기대보다는 펀더멘탈에 기초한 투자중심으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리 정상화가 시작될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입자가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금리 상품은 주기적으로 대출 기준금리가 시장 변동을 반영해 조정되는데 신용대출은 은행채 금리를, 주담대는 코픽스 금리를 각각 대출 기준금리로 주로 사용한다. 은행채 금리의 경우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 하는 반면 코픽스 금리는 은행의 영업전략에 따른 예금금리에도 의존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신용대출 금리가 더 빠르게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금리 정상화에 대비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금리 리스크 회피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개인별 상황에 따라 이를 고려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향후 금리 상승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경우 금리리스크 회피 혜택보다 추가적인 가산금리 부담이 더 클 수도 있어, 개인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최근 시장금리는 금리 정상화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혼란을 초래할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저금리에 의존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도모했던 소비자의 경우라면 투자위험 관리와 이자부담 확대에 따른 부채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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