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한 삼성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ATL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정보가 확산됐지만 실제로는 삼성SDI가 주력 납품 업체 자리를 꿰찬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I 배터리, 갤럭시Z 주력 납품…ATL과 함께 가격 낮춰
통상적으로 스마트폰 배터리는 최소 2개 이상의 핵심 부품 공급사를 선정해 복수로 공급한다. 만약 A 공급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B 공급사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안정적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려는 조치인 셈이다.
ATL의 배터리가 갤럭시 생태계에 안정적으로 구현되는 것이 입증된 만큼, 이번에 새로운 갤럭시Z 시리즈에도 ATL의 배터리가 우위를 점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전작 시리즈 대비 40만원이나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을 두고 '중국산 배터리'로 가성비만 추구했다는 비난도 나왔다.
하지만 배터리나 부품의 경우, 다수 업체에서 공급받으면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의 배터리 주력 공급사를 삼성SDI로 두되, 중국 ATL도 처음 합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계열사라 대놓고 이를 알리지 못했을 뿐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가격은 낮추면서도 기술력은 높였다. 주요 외신과 IT 전문 매체들도 기존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약점이던 내구성이 대폭 강화됐음에도 가격은 저렴해졌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외에도 핵심 소재를 계속 공급하며 갤럭시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에 쓰이는 폴더블 광학용 투명점착필름(FOCA)과 OLED 소재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배터리셀 공장 후보지 구체화
삼성SDI는 폴더블폰 생태계 확장과 더불어 미국 시장 진출에도 닻을 올렸다. 앞서 전영현 삼성SDI 대표는 지난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에서 미주 시장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후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삼성SDI는 “미국 시장을 위한 전기차용 배터리 투자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간간이 미국 공장 후보지 소식이 알려졌으나, 회사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그러다 최근 미국 현지 정치권에서 구체적인 얘기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딕 더빈 미국 상원의원은 지난 1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삼성SDI가 일리노이주 노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리노이 노말에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벤처 리비안의 생산라인이 있다. 리비안은 연내 전기 픽업트럭과 SUV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비안은 삼성SDI와 배터리셀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삼성SDI는 일리노이주를 미국 배터리 공장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입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이번에 언급된 노말 외에 미시간도 유력한 검토 지역이다. 미시간에는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이자 세계 4위 자동차업체인 스텔란티스가 있고 중공업·자동차 생산단지인 디트로이트를 품고 있어 시너지 확대에 좋다.
삼성SDI는 국내 울산과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 3개 거점에 배터리셀 생산시설을 두고 미국에는 셀을 들여와 팩·모듈 조립을 하는 공장만 있다. 이번 배터리 투자가 확정되면 삼성SDI로서는 처음 미국에 진출하게 되며, 국내 대형 배터리 3사 모두 미국에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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