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물류단지 혼선, '이랬다 저랬다' 서울시 '정책 혼선'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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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8-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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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 "서울시, 합리적 사유 없이 정책 번복"

하림,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 본격화. [사진=연합뉴스]

양재 도심첨단 물류단지 개발을 둘러싼 서울시와 하림산업의 갈등 관련, 서울시의 정책 혼선이 초래한 결과라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서울시가 도심첨단 물류 시범단지 선정 신청 때부터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했고 이후에도 별다른 사유 없이 결정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 1월 제기된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서울시의 양재 도심첨단 물류단지 개발 업무처리 적정성을 감사해 18일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이 일대를 연구개발(R&D) 거점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런데 하림산업이 이듬해인 2016년 4월 '양재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도심첨단 물류단지로 개발하겠다'며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시범단지 선정 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하며 양측 갈등이 시작됐다.

서울시는 부서 의견 조회 등 내부 절차를 생략한 채 하림산업이 제출한 신청서를 그대로 국토부에 제출했고, 이에 따른 문제를 뒤늦게 인지한 유관 부서는 도시첨단 물류단지 관련 부서에 국토부에 신청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결국 국토부는 해당 부지를 같은 해 6월 도시첨단 물류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서울시는 시범단지 선정이 완료된 지 4개월 뒤인 2016년 10월 '부지 건축물의 50% 이상을 R&D 시설로 채워야 한다'는 방침을 뒤늦게 마련하고 업체 측에 이를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해당 방침은 구속력을 가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업체 측이 요구를 따르지 않자, 서울시는 지난해 초에서야 투자의향서를 반려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이후 하림산업이 '부지 건축물의 R&D 비율 40%'를 제시했고 서울시는 이를 수용, 오는 2024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도시첨단물류단지 및 R&D 복합 개발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입장을 번복했다.

서울시는 '도시첨단 물류단지도 주변 택지지구 단위계획의 허용 범위 내에서 개발돼야 한다'는 이유로 당초 개발 방침과 달리 "해당 사업계획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서초구를 제치고 직접 지구 단위계획을 입안, 뒤늦게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고 한 점도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서울시장에게 향후 도시첨단 물류단지 조성 인허가 업무를 처리할 때 부서 간 사전조율이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법적 근거를 갖춰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정책 방향을 정한 경우 합리적 사유 없이 이를 번복하는 등 정책 추진에 혼선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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