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신용대출 한도 일제 축소...2금융도 조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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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8-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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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 요구를 받아온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 신청을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시내 농협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신용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제2금융권으로도 확산 중이다. 신용대출 한도는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신용대출 한도 산정 방식을 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이기로 했는데, 금융당국이 이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다.
 
주요 은행 신용대출 한도 일제히 축소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 이내로 줄인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한도를 이미 축소한 데 이어, 나머지 은행들도 축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직 기존 한도를 적용 중인 은행 관계자는 "당국 권고인 만큼 연소득 이내로 한도를 줄이는 것은 결정됐다"며 "다만 적용 시기나 상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다음달 중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케이뱅크 역시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검토하고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 27일부터 개인 연 소득 범위 이내로 신용대출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상품마다 한도가 달랐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개인당 최대 5000만원으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은행권 여신담당 임원들에게 신용대출을 차주별로 연소득만큼만 취급해달라고 협조 요청했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금감원은 최근 전체 시중은행들에 신용대출 상품별 최대한도와 향후 대출한도 조정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한도를 줄이지 못하면 사유가 무엇인지 등의 내용도 담도록 했다.

은행들은 농협은행 수준만큼 한도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지난 24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 이하, 연소득 100%'로 축소했다. 하나은행은 27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고,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는 개인당 최대 5000만원으로 줄였다.
 

지난 23일 서울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2금융권도 축소 동참할 듯
제2금융권도 대출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국은 보험·저축은행·신용카드업계 등에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주문했다. 은행권 신용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 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금융 회사들도 당국 권고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 이내로 대폭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호금융권인 단위 농협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우선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농협이 크게 늘려온 것은 주택 대출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농협 대출 증가액은 8조1600억원이었는데,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3조8000억원이었다. 신용대출은 7000억원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상가와 토지를 담보로 취급하는 비주담대였다.

농협은 대신 27일부터 비·준조합원에 대한 신규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또 60%로 적용되고 있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축소했다. 연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인 DSR을 축소하면, 차주가 새로 빌릴 수 있는 대출 한도는 줄어들게 된다.

카드사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문턱도 깐깐해질 전망이다. 카드론이 크게 늘어나면서 업계가 자율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카드론은 현재 '기타대출'로 분류돼 차주별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내년 7월부터 대상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다만 당국은 카드론은 예정대로 내년 7월부터 규제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가계부채와의 전쟁'에 나선 만큼 업계가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DSR 규제 강화 시기와 관련해 "단계적 일정이 적절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또 "DSR 규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DSR 규제 강화 시사...문턱 더 오를 수도
 
신용대출 한도는 더 줄어들 수도 있다. 신용대출 '산정만기 축소' 및 DSR 규제 강화를 통해서다.

신용대출은 1년 단위로 계약하지만, 실제로 이자를 책정할 때는 만기를 7년으로 가정해 계산한다. 기존에는 10년으로 계산했으나 7월부터 7년으로 줄었으며, 내년 7월부터 5년으로 더 축소된다. 만기가 줄어들면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더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차주의 한도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이보다 더 강력한 카드는 DSR 규제 강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차주 단위 DSR 규제는 1년 단위로 강화될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 모든 규제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할 목적으로 빌리는 주담대, 신용대출 1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때, 2023년 7월부터는 1억원을 초과하면 DSR 규제를 받게 된다. 규제 강화 시기를 앞당겨 조기 시행하면 한도는 차주가 새로 빌릴 수 있는 한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2금융권의 DSR 강화 카드도 고려 대상이다. 현재 차주별 DSR 비율은 은행이 40%, 비은행은 60%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이러한 가능성을 모두 시사했다. 고 후보자는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DSR 규제 강화 시기와 관련해 "단계적 일정이 적절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DSR 강화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취지다. 고 후보자는 또 "DSR 규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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