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정보가 바로 공시다. 주식투자자라면 종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다트·DART)를 잘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의 다트 외에 공시가 올라오는 곳이 더 있다는 점을 아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바로 한국거래소의 '카인드(KIND)'다.
사실 다트에 올라온 공시와 카인드에 올라온 공시는 거의 같다. 오히려 다트에 공시가 올라오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거래소는 카인드를 운영할 필요가 없는 거 아닐까?
그렇지 않다. 다트에는 없지만 카인드에만 올라오는 공시가 있기 때문이다. 다트 공시가 외감기업의 재무와 현황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면, 거래소의 카인드에만 올라오는 고유공시는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종목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새로 증시에 상장하는 신규 종목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신라젠을 다트에서 검색하면 9일 오후 4시 기준 가장 최근에 올라온 공시는 지난 6일에 올라온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다. 현재 수감 중인 문은상 대표의 지분율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전환가액 조정으로 달라졌다는 내용이 전부다.
하지만 같은 시간 거래소의 카인드에서 신라젠을 검색하면 가장 최근 공시는 9일 장 마감 뒤 올라온 '추가상장(유상증자(제3자배정))'이다. 유증에 따라 총 1250개의 보통주가 새로 시장에 상장됐다는 내용이다. 내년 9월 9일까지 의무보유될 예정으로 신주의 발행가액은 1주당 3200원이다.
현재 신라젠은 거래중지 중이지만 주가는 1만2100원이다. 신주와 가격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지만 금감원 다트에서는 찾을 수 없는 내용이다.
역시 금감원의 다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해 많은 투자자를 모은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주주들에게도 중요한 내용이 있다.
거래소 카인드에는 9일 장 마감 뒤 '기타시장안내(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 변경에 따른 공매도 허용 및 금지 종목 변경 안내)'라는 공시가 올라왔다. 10일부터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의 공매도가 허용되고, JW중외제약과 락앤락의 공매도는 금지된다는 내용이다.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 변경에 따른 조치다. 금감원 다트에는 없는 내용이다.
이런 예는 더 있다. 최근 홍준표 테마주로 분류되며 급등하고 있는 DSR을 금감원 다트에서 검색하면 지난 8월 13일 공시한 반기보고서가 가장 최근이다. 하지만 DSR을 거래소 카인드에서 검색하면 9일에만 '[투자주의]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와 '[투자주의]스팸관여과다종목'이라는 공시가 나온다.
'투자주의' 공시는 카인드의 고유공시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운영하는 '시장 경보 제도'에 따라 공시된다.
SDR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단순히 거래량이 급격히 늘고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 외에 특이한 기준이 있다. 바로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광고성 문자메시지(스팸)에서 자주 언급되는 종목에 대상이 되는 점이다. 최근 DSR이 일명 '작전 세력'이 자주 이용하는 매수 추천 등의 문자에 많이 언급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시장 조치 공시는 거래소 카인드 첫 화면에서 따로 접근할 수 있다. 시장조치 항목을 누르면 신규상장과 불성실공시, 매매거래정지, 투자주의환기종목 등의 공시를 모아서 볼 수 있다. 대부분이 금감원 다트에는 없는 카인드만의 고유 공시다.
공모주 투자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에게도 거래소 카인드가 유용하다.
카인드에는 IPO현황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두고 상장 대상 기업의 소개와 상장 진행 상황을 별도로 공시하고 있다. 항목을 누르면 해당 상장 예비 후보의 개요와 공모일정, 공모금액, 주관사 배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금감원 다트에서는 공시된 증권신고서를 직접 분석해야 얻을 수 있는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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