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디즈니+ 오는데…토종 OTT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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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9-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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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한국 공식 진출 일자를 오는 11월 12일로 확정했다. 최근 국내 인터넷TV(IPTV), OTT에서 디즈니와 픽사 등 주요 콘텐츠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중단하고, 디즈니주니어 등 채널 송출도 중단하는 등 진출 준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천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앱 사용자 수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910만명이 넷플릭스를 이용했다. 다음으로 웨이브가 319만명, 티빙이 278만명을 기록해 각각 2, 3위에 올랐다. 토종 OTT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나,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는 공고하다. 7월 기준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2위 사업자인 웨이브보다 3배 가까이 많다.

디즈니+ 상륙 이후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경쟁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디즈니+는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07년 론칭 후 가입자 1억명 고지를 넘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으나, 디즈니+는 출시 1년 4개월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 같은 디즈니+의 질주가 예상된다.

국내 OTT는 생존을 위한 방안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꼽고 있으나, 성공을 담보하긴 어렵다.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CJ ENM은 향후 5년간 5조원, 콘텐츠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 KT는 2023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막대한 액수지만, 현실적으로 넷플릭스와 디즈니+에 견주기엔 역부족이다. 넷플릭스의 올해 전체 콘텐츠 투자 예산은 약 190억 달러(약 22조원)로 알려졌다. 디즈니+는 2024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매년 25억 달러(약 2조9120억원)를 투자한다. 금액과 콘텐츠의 질은 정비례 관계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다.

디즈니+가 한국 시장 상륙 계획을 밝힌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는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뾰족한 육성·규제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OT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세 부처 사이를 표류하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세 부처가 각자 주무부처를 자처하며 정책을 추진해 이중 규제 우려마저 나온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OTT의 육성을 이끌 방안이 시급하다.
 

IT모바일부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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