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하와이대 한국학 연구소에서 진행된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서 “독립에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제강점기 한인 해외이주와 독립운동을 지원한 고(故) 김노디·안정송 지사에 건국훈장을 추서했다. 현직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훈장을 해외에서 직접 추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장 추서식이 거행된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는 해외 최초이자, 미주 최대 규모의 한국학 연구기관이다. 두 지사는 하와이 이민 1세대로 일제강점기 독립자금 모금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기여한 공적을 뒤늦게 인정받았다.
이어 “조국의 독립과 민족 교육에 헌신하신 김노디, 안정송 지사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바치면서 두 분이 실천과 숭고한 애국정신을 가슴 깊이 되새긴다”면서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선대의 뜻을 간직하며 살아오신 김노디 지사님의 따님 위니프레드 리 남바님과 손녀 앤 남바님, 안정송 지사님의 손녀 카렌 안님과 손자 제프리 림님께 존경과 위로의 인사를 드린다”고 소개했다.
먼저 “김노디 지사님은 독립운동과 여성 교육에 헌신하셨다”면서 “3.1 독립운동 직후인 1919년 4월 1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1차 한인회의에서 독립을 호소하는 연설을 하셨고, 일본 국민에게 보내는 결의문 작성에 큰 역할을 맡는 등 대한부인구제회 임원으로 여성의 권리를 높이는 교육에도 힘쓰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화학교 선생이셨던 안정송 지사님은 하와이 이주 후 독립운동 자금모집과 동포 교육에 앞장서셨다”면서 “광복 이후에는 재미한족연합위원회 대표단으로 대한민국정부 수립에 기여하셨고, 독립기념관이 세워진다는 소식에 1983년 하와이 독립운동 자료를 직접 들고 조국 땅을 찾기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하와이 동포사회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애틋하다. 나라가 국민의 삶을 지켜주지 못할 때인 1903년 처음으로 근대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며 “하와이에 정착한 이민 1세대들은 고된 노동과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조국 독립에 힘을 보탰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품삯의 3분의 1을 떼 300만 달러 이상의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후원회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며 "언제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애국의 역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하와이 동포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공동체 정신을 키웠다”면서 “한글학교를 세워 후대에게 민족의식과 우리말을 가르쳤고, 신문을 발행하며 민족 정체성을 지켰다. 이민 1세대들의 헌신 덕분에 하와이는 이름 그대로 우리들의 작은 고향이 됐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미 연방 상·하원은 우리 선조들이 하와이 도착한 1월 13일을 미주한인의 날로 지정해 함께 기리고 있다”면서 “동포 여러분 덕분에 한·미동맹이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모범적이면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굳건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오후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미 상호 유해 인수식이 열리고, 한국전쟁 전사자 68명의 유해가 조국으로 돌아간다”면서 “신원이 밝혀진 두 분의 유해는 최고의 예우로 대통령 전용기에 모실 예정”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고국을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의 마음도 가슴에 담아가겠다”면서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고국과 함께해 온 동포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추서식에 학계·교육계·경제계 등 하와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동포들을 초청해 눈길을 끌었다. 하와이에서 서민주택을 제공해 온 티모시 이씨, 2017년 하와이주(州)로부터 올해의 교사상을 수상한 워싱턴 중학교 수학교사 박성만씨가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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