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人] 권성윤 엠케이코리아 대표 “韓 패션, 이미 세계화...브랜드 정체성 명확해야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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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10-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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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트래킹화의 변신...‘머렐’, 실용성에 개성 담아 MZ세대 공략

  • “패션이란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 그 아이템을 사는 것”

  • “역수출 전략으로 중국·일본 등 공략”

  • 립체인 손잡고 NFT 사업 구상도

심플한 셔츠에 청바지, 한눈에 봐도 편안해 보이는 운동화. 강남역 10분 거리에 있는 ‘머렐’ 강남 본점에서 만난 권성윤 엠케이코리아 대표는 무심한 듯한 표정과 함께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스타일이 남다르다는 인사말에 그는 “집에서 입는 옷을 그대로 입고 출근하고 있다”며 “패션이란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 트렌드에 상관없이 그 아이템을 사서 입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패션을 설명하는데 다른 수식어는 필요하지 않았다. 짧지만 명료하게, 자신만의 개념을 설명한 모습은 개성이 뚜렷한 MZ세대의 모습과 닮아 보였다.

엠케이코리아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Merrell)’의 한국 사업 전개사다. 머렐은 트래킹화에 강점을 지녔지만, 최근에는 패션 아이템 ‘하이드로 목(Hydro Moc)’이 M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권 대표는 “머렐은 트래킹화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미국 브랜드다. 올해가 40주년인데, 하이드로 목을 한국에 처음 소개할 때만 해도 잘 될까 의구심도 있었다”며 “소셜 네트워크(SNS) 광고와 리브랜딩을 통해 어필하니 젊은 세대의 반응이 좋았다. 신발부터 관심을 받아 지금은 의류 상품까지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 실용성에 더해진 개성...트래킹화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엠케이코리아가 집중한 머렐의 정체성은 실용성과 개성이다. 같은 등산화를 팔더라도 착용자의 개성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에 집중하고, 지난 40년간 집약된 기술력으로 가볍고, 강한 신발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등산화는 흙이 묻기 때문에 짙은 색을 많이 쓰는데, 우리는 아이보리 컬러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일반적인 등산화와는 달랐지만, 한 번에 완판됐다. MZ세대에 정해진 답은 없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으면 구입해서 착용한다. 패션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성윤 엠케이코리아 대표. 중앙대 전자공학과 졸업하고 미국에서 MBA를 수료했다. 1995년 아동복 리틀뱅뱅 사업부장부터 1998년 캐주얼 에드윈 사업부장, 2013년 뱅뱅어패럴 사장, 2019년 엠케이코리아 대표 등 일생을 패션 업계에 몸담고 있다.[사진=엠케이코리아]


K팝을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웹툰 등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받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패션도 이미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리 패션쇼에 가지 않더라도, 강남역 사거리를 지나다 보면 누구나 최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머렐 본점의 위치를 강남으로 정하고, 권 대표가 시간이 날 때마다 길거리 패션을 유의 깊게 살펴보는 이유다.

권 대표는 “패션 트렌드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강남 대로변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열 명 중 한 명은 그동안 입던 옷이 아닌 다른 옷을 입고 다닌다. 그들이 트렌드를 만들고, 그 옷들이 머지않아 많이 팔린다. 앞으로는 소비자 취향이 세분될 거다.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개성과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정확해야 한다”며 “MZ세대는 짝퉁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제대로 된 상품을 사고 싶어 한다. 그들이 원하는 명확한 니즈가 있다. 우리도 소비자들이 자사몰을 직접 찾아 들어와 구매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리브랜딩, 글로벌 시장 타깃

머렐은 엠케이코리아의 출발점이다. 올해 안에 영국 브랜드 한 곳과 제휴를 준비하고 있고, 미국 등 글로벌 브랜드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개성 강한 MZ세대가 자발적으로 찾을 수 있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대체 불가능 토큰(NFT)을 활용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서비스형 블록체인 프로젝트 ‘립체인’과 함께 초상권, 지적재산권, 소유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권 대표는 “머렐을 시작으로 영국, 미국 등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론칭을 준비 중이다. NFT가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립체인과 협력 방안도 이야기하고 있다”며 “한국의 패션 문화가 글로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를 들여와 우리식으로 디자인하고, 이 상품들을 다시 중국·일본에 수출하는 방향을 글로벌 본사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전 세계가 아시아 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트렌디한 뉴욕 레스토랑에 젓가락이 놓여 있을 정도다"며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K-콘텐츠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면 지금보다 훨씬 큰 시장에서 활약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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