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케이카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8.72대1로 집계됐다. 336만6058주를 모집한 케이카 청약에는 8만9492명이 2934만4270주를 청약했다. 이에 따른 증거금은 약 3668억원에 그쳤다. 케이카의 한 자릿수 경쟁률은 올해 지난달 상장한 크래프톤(7.8대1)에 이어 둘째로 낮은 수준이다.
케이카는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40대1에 그쳤다. 희망범위(3만4300~4만3200원) 하단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한 기관투자자들이 신청수량 기준 38.8%를 차지하며 공모가는 하단보다 낮은 2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대주주의 구주매출 비중도 종전보다 약 20% 줄였으나 투심 확보에는 실패했다.
케이카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엔카의 중고차 직영사업부를 인수한 뒤 출범시킨 중고차 플랫폼 기업이다. 한앤컴퍼니는 SK엔카 사업부 인수 이후 조이렌터카를 흡수합병시키며 덩치를 불렸다. 사업적 측면에서도 SK엔카 시절 만들어진 온라인 플랫폼을 더욱 발전시키며 국내 중고차 업계 1위 위치를 확고히 다졌다. 오프라인에서는 41개의 직영 매장을 갖췄고, 온라인에서는 81%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다만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과 함께 앞서 상장한 롯데렌탈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며 IPO 과정에 악재로 작용했다. 중고차 판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며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제한됐다. 지난해 적합업종 기한 만료 이후 중고차 판매업자들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하며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다. 한편 중고차 판매 관련 매출 비중이 28%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렌탈은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뒤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주가는 3만8650원으로, 공모가(5만9000원)보다 약 35%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케이카와 비슷한 시기 IPO를 진행했던 3개 소부장 기업은 동반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 일정이 겹치며 투심 분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기관은 물론 일반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진행한 원준과 아스플로는 각각 1623대1, 28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루 뒤 청약을 시작한 씨유테크의 청약 경쟁률도 1408대1에 달했다. 3일간 3개 기업의 청약에 몰린 증거금만 25조원가량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공모 규모가 1000억원 수준으로 작은 가운데 2차전지와 반도체, 스마트폰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업종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아스플로는 반도체 배관 튜브를 최초로 국산화한 기업인 데다 올해 실적 전망치도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며 "원준은 생각보다 높은 공모가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2차전지 핵심 부품인 음극재와 양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을 갖췄다는 점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