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 달 동안 시중에 풀린 돈이 50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유동성 규모가 3500조원에 육박했다. 유동성 규모는 물론 월별 증가액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8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통화량(M2 기준)은 349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동성 규모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전월(3444조)보다도 50조5000억원(1.5%) 증가한 수치다.
광의통화(M2)란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를 의미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 예금 등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돈뿐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된다.
8월 중 유동성 증가율은 지난 4월(+1.5%)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증가액 역시 2001년 12월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라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단순 통화량 규모만 놓고 보더라도 1년 전과 비교해 12.5%가 늘었다. 이는 그만큼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경제주체 별로는 모든 주체의 유동성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기타금융기관 통화량(+18조2000억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전월(7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일부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자금 유입이 지속된 데 기인한 것이다. 실제 기타금융기관 통화량 증가폭은 2001년 12월 통계편제 이후 사상 최대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정책지원이 지속된 가운데 기업공개를 통한 직접자금조달 규모 확대 및 예비자금 확보 수요가 늘면서 기업 통화량 규모도 16조9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비영리단체의 관련 통화량 증가규모 역시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등을 위한 대출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1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상품별로 보면 2년미만 금전신탁(9조2000억원), 요구불예금(8조4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8조1000억원) 등이 증가했다. 이중 요구불예금의 경우 지방정부 교부금 유입 등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편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은 1313조7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4% 늘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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