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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 오감 자극하는 CJ 비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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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이동훈 기자
입력 2021-10-17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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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더 CJ컵에서 음식을 준비 중인 요리장들. [사진=CJ 제공]


사람들로 가득 찬 더 CJ컵 @ 서밋(이하 더 CJ컵·총상금 950만 달러) 갤러리 광장. 한 외국인이 "오, 비뷔고"라며 부스로 걸어갔다. 성큼 가더니 종이로 된 도시락을 샀다. 도시락을 들고 자리에 앉더니 한국인처럼 맛있게 먹는다.

옆 좌석에 앉은 한 아이는 엄마가 준 만두를 맛보고는 "나는 덤플링(만두)이 좋아"라고 감탄했다. 비비고 만두 광고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주관 방송사인 골프 채널을 통해 송출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출연하지만, 한국식 음식과 분위기는 변함없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기자들에게 제공된 점심 도시락에서도 만두는 한국에서 먹던 맛 그대로다. 소스는 외국인 입맛에 맞췄지만, 신선한 재료와 정성은 한국인의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이하 CJ)이 전개하는 국내 최초 한식 통합 브랜드인 비비고가 전 세계로 진군하고 있다. 뚜벅뚜벅 걸어간다. 목표는 세계인의 오감 자극이다.

CJ는 오감을 만족시키기 위해 부르기 쉬운 이름(비비고)을 채택했다. 한식 하면 비비고를 떠올리게 하기 위해서다.

배를 띄운 비비고가 처음 닻을 내린 곳은 미국이다. 만두, 김치, 김, 장 등을 선보였다. 한국에 들어 온 것은 2013년이다. 이후에는 국내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보완해 세계 장벽에 도전했다.

끝없는 도전을 통해 6개 카테고리 100여 개 제품이 장벽을 넘었다. 만두, 조리 냉동(냉동 밥, 한식 반찬 등), 김치, 국물 요리, 김과 김스낵, 장류 등이다.

선봉장은 만두다. 만두는 2011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 1위로 우뚝 섰다. 미국 내 유명 도매점에서 25년째 매출 1위를 기록했던 만두 브랜드(링링)를 눌렀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연간 4100억원이다. 시작보다 4.1배 늘었다. 현재는 마케팅 시장의 40%를 장악했다. 압도적인 수치다.

이제 비비고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류를 따라 러시아, 베트남 등에도 닻을 내린다. 미국은 그저 첫 번째 목적지일 뿐이다. 다른 곳에 닻을 내리기 위해서는 제2의 만두가 필요하다. 만두처럼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제품 말이다.

CJ는 후발주자로 한식 치킨, 즉석밥, 김 등을 내세웠다. 특징은 블루 오션이라는 점이다. 경쟁 제품이 없다. 이에 CJ는 연구·개발(R&D)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다시 한번 사로잡기 위해서다.

CJ는 소스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이번엔 K-소스다. 한국 전통 고추장을 재해석한 갓추(Gotchu)를 내놨다. 건강한 발효식품인 김치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비비고는 R&D와 판매 외에도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주 열리고 있는 PGA 투어 대회인 더 CJ컵은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에서 열리게 됐다. 시청 인구가 많다는 가정하에 대회장 내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했다. 중계는 골프 채널을 통해 전 세계 226개국 10억 가구에 중계된다.

이날(16일) 오후 2시 현재 선두는 키스 미셸(미국·20언더파)이다. 2위는 리키 파울러(미국·17언더파), 3위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16언더파)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성현(23·15언더파)이 두 타를 줄였다.

대회 전 국내·외 선수들이 더 CJ컵에 관해 이야기했다. 당시 김시우(26)와 이경훈(30)은 "PGA 투어 선수들이 더 CJ컵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음식이 가장 잘 나오기 때문이다. 항상 한국에 가고 싶어 한다"고 입을 모았다.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CJ. [사진=CJ 제공]


CJ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연고지로 둔 농구팀(LA 레이커스)도 후원한다. 그 결과 르브론 제임스(미국) 등 선수들이 비비고 로고를 가슴에 붙이고 뛰게 됐다.

CJ와 LA 레이커스(이하 레이커스)는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었다. 유니폼·스테이플스센터(홈구장) 등을 통해서 비비고가 노출된다. 또한, 레이커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이번 파트너십은 놀랍게도 레이커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현재 레이커스는 30개 후원사만 보유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팀의 후원사는 평균 100개다. 레이커스는 2억800만명의 팬을 보유한 매머드급 농구팀이다.

팀 해리스 레이커스 대표이사는 "CJ의 '글로벌 No.1 라이프스타일 컴퍼니' 비전과 해외 스포츠 마케팅 활동에 깊은 감명을 받고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욱호 CJ 마케팅실 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식품·스포츠의 글로벌 컬쳐 아이콘 간 만남이다. 비비고가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스포츠라는 글로벌 공통 언어를 매개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이 밖에도 CJ는 세계인의 한류 문화 축제인 케이콘(KCON)과 아시안 뮤직 어워드 마마(MAMA)를 통해 비비고를 알렸다. 두 행사는 세계 각국에서 열렸다. 방문객들의 오감은 자연스럽게 자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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