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은행연합회와 금융감독원 연금포털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기준 퇴직연금을 10억원 이상 취급 중인 11개 은행(KB·신한·우리·하나·NH·기업·산업·경남·부산·대구·광주)의 평균 수익률(DC형)은 2.1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3.25%)보다 1.08%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운용 방식별로는 3분기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경우 평균 11.19%,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1.22%의 수익률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은행들의 DB형 및 개인IRP 상품 수익률 평균치는 각각 1.27%, 2.99% 수준으로 파악됐다.
퇴직연금에는 근로자가 직접 자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과 기업이 관리하는 확정급여(DB)형이 있다. 이 중 기존 퇴직금 제도와 유사한 DB형은 회사가 원리금만 보장하는 만큼 보수적으로 운용된다. 반면 DC형은 수익률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돼 있어 금융사 퇴직연금 수익률을 비교할 때에는 DC형 중에서도 주로 원리금 비보장 상품을 본다.
해당 은행 가운데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기준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KDB산업은행으로, 유일하게 한 자릿수 수익률(9.93%)을 나타냈다.
한편 원리금 보장상품(DC형)의 경우 3분기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1.32%)로 파악됐다. 이어 BNK경남은행이 1.31% 수익률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고, DGB대구은행(1.29%)과 BNK부산은행(1.26%), 광주은행(1.26%)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지방은행들이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퇴직연금 DC형 원리금 보장상품 수익률이 가장 낮은 은행은 NH농협은행으로 1.11%를 기록했다. 10개 은행 가운데 원리금 보장 상품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행(7조8711억원)의 수익률은 1.14% 수준으로 타행 대비 다소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은 작년 하반기부터 증시 활황을 타고 상승세를 지속해 왔으나 올해 2분기부터 하락 수순을 밟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예년만큼 오르지 않으면서 퇴직연금 수익률 역시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증권사 등 타 업권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률 개선 등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타 증권사 등의 경우 퇴직연금 관련 수수료 면제와 같은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반면 대다수 은행들은 여전히 관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금 운용을 통한 수익률 개선 뿐 아니라 고객 유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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