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건을 심의할 때 관계 부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기로 했다. 해운사 운임담합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해양수산부와 갈등이 불거지자 이 같은 공식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정위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다음 달 7일까지 행정 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규정을 보면 참고인으로 지정된 관계 행정기관 등이 심의에 참여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가 기관 등이 당사자의 신청이나 위원회의 지정 없이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규정은 없었다.
앞으로는 국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공정위 사건 처리에 고려돼야 할 정책적 의견이 있으면 사업자 신청이나 공정위 요청 없이도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산업·시장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 현안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소액 과징금 사건 등에 약식절차를 확대 도입하는 방안도 담겼다. 기존에는 소회의 사건 중 사업자가 행위 사실 및 심사관의 조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경우 서면으로 심리해 신속히 의결하는 약식절차가 적용됐다. 심사관이 위반 행위가 중대해 과징금 부과 명령 또는 고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구술심리를 거치는 정식절차로 진행됐다.
앞으로는 신속한 의결을 위해 소회의 과징금 부과 사건 등에 대해서도 사업자의 수락 의사가 명백하거나 예상되는 최대 과징금액이 1억원 이하인 경우 심사관이 소회의에 약식 의결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사업자가 약식절차를 원하지 않을 경우는 구술심리를 통한 정식절차가 진행된다. 소회의는 서면심리를 통해 과징금 등을 잠정적으로 결정(10% 감경 적용)한 후 사업자가 받아들이면 그대로 과징금이 확정된다.
공정위는 의견을 수렴한 후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는 다음 달 30일에 맞춰 규칙을 시행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