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84%(600원) 내린 7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6만원 후반~7만원 초반 박스권에 갇히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 10월 개인은 2조4530억원을 순매수하며 삼성전자를 지지해온 반면 이달에만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453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가가 박스권에 갇힌 이유는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매도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게 이유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연기금은 삼성전자 주식 10조505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금액(21조3744억원)의 절반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감으로 외국인들이 집단이탈 중에 있고 여기에 연기금도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면서 반등의 싹마저 밟는 모양새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개인들도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에 이어 연기금까지 등을 돌리면서 포털 내 주식게시판에는 ‘연개금과 공매견 매국노 구속하라’, ‘삼성 말아먹는 연기금’, ‘연기금 운용자들 퇴출시키자’는 등의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기금운용 계획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16.8%로 제시한 상태다. 8월 말 자산 기준으로 따져보면 156조3180억원으로 21조원이 줄어야 한다는 얘기다. 2020년 말 기준 연기금이 운용 중인 자산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9.5%로 압도적인 만큼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우려에 따른 외국인 이탈과 주가 하락 역시도 연기금이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고 국민연금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한다면 매도물량은 더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이 점쳐지는 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36%가 낮은 저평가 상태로, 내년 이익 감소 우려가 이미 선반영된 상황”이라며 “대형 인수합병(M&A)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과 협력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메타버스, NFT 시장 진출도 예상되는 만큼 비중확대의 적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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