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생 은행장 탄생…젊은 리더십으로 '디지털 전환' 탄력
대추위가 1966년생인 이재근 부행장을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낙점함에 따라 국민은행장의 연령대는 다른 시중은행보다 최대 5살 이상 젊어졌다. 실제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경우 1961년생으로 이 내정자보다 5살 많으며,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각각 1963년생, 1964년생으로 3살, 2살 많다. 통상 국민은행은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싣고자 타 시중은행보다 젊은 연령대의 후보자를 은행장으로 선임해왔는데, 이번에도 이러한 관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금융권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주요 계열사 CEO인사에도 1965년생 전후의 인물들이 대거 등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이 최대 계열사 수장을 바꿨다는 점을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 계열사 CEO는 국민은행장을 포함해 총 8개 계열사(9명)이다. 김성현·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가 여기에 해당한다.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와 김성현·박정림 KB증권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대표들은 모두 2017~2018년 선임돼 최소 보장임기인 '2+1년'을 채웠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대부분 지주 부문장을 맡고 있다. 허인 행장은 디지털혁신부문장을,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이 지주 내 개인고객부문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김성현,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각각 CIB 부문장, 자본시장부문장을 겸직하는 식이다. 대추위가 계열사 CEO 대규모 교체를 단행할 경우 지주 임원까지 연쇄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지주 내 부회장직 확대 여부도 ‘주목’
KB금융 인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지주 내 ‘부회장직’ 확대 여부다.앞서 KB금융은 지난해 인사에서 부회장직을 신설한 바 있다. 지주 부회장직은 3연임 중인 윤 회장을 이을 후계 구도로 인식되며, ‘윤종규 복심’으로 통하는 양종희 부회장이 자리를 잡고 있다. 4년간 국민은행을 이끈 허인 현 행장도 이달 말 임기 만료 후 지주 부회장직으로 승진 이동할 예정이다.
이달 말 양 부회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가운데 시장에서 예상하는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이달 20일 전후로 예정된 계열사 CEO 인사가 끝난 뒤, 진행되는 조직 개편에서 지주 부회장직을 확대하는 경우다. 양 부회장이 보험·글로벌부문을 맡는 만큼, 별도 부문 부회장직을 신설해 ‘복수 부회장 체제’를 확립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도 허 행장과 함께 부회장직으로 이동해 '3인 부회장 체제'의 후계 구도를 만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정적인 차기 후계 구도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복심' 중심의 부회장 체제가 유리하다는 점도 부회장직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대로 이달 말 진행되는 조직개편에서 현재 1석인 부회장직이 늘어나지 않으면 양 부회장은 임기 종료로 물러나야 한다. 이 경우 KB금융 2인자 자리에는 허 행장 혼자만이 이름을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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