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한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기조 확대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변동성 장세가 연출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인민은행은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오는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금융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인민은행측 설명이다. 이로써 금융기관 지준율은 8.4%로 낮아지게 된다.
지준율은 시중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맡겨야 하는 예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은행이 맡겨야 하는 금액이 줄어 대출 여력이 커진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풀리는 자금 규모는 약 1조2000억위안(약 222조540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중인 상황에서 부동산 기업인 헝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까지 현실화되자 연착륙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보고 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커창지수는 연초 이후 급락하며 경기둔화를 진정시켜야 한다”며 “여기에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과정이 사실상 진행되면서 전염효과를 차단시켜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항셍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7배로 역사적 저점수준까지 내려가는 등 기업경기 위축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의 테이퍼링 조기종료 가능성과 오미크론 변이 등 대외 변수 불확실성도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중국정부의 지준율 인하 조치는 내년에도 한번 더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MLF(중기 유동성 지원 창구) 만기상환분을 대체할 것으로 보여서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준율 인하로 약 1조2000억위안의 유동성이 공급되겠지만, 15일에 만기도래되는 9500억위안의 MLF를 차환하게 되면 실제 유동성 공급은 2500억위안 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 수출 모멘텀 둔화까지 감안하면 추가 지준율 인하가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MLF는 상업은행이 중국 인민은행으로 부터 3~12개월의 중장기 자금을 차입하는 제도로 SLF(유동성조절대출)와 함께 대표적인 유동성 조절 장치로 분류된다.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는 국내 증시에 있어 긍정적이다. 곽병열 연구원은 “과거(2011년과 2015년, 2018년) 사례를 보면 지준율 인하 이후 코스피지수는 중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혜업종으로 △중국과의 가치사슬 상 밀접한 업종군(기타소재, 화학) △중국 소비관련주(생활용품, 하드웨어) △중국 경기부양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수혜주(건설, 조선) △유동성 효과를 배가시킬 고베타주(증권) 등을 언급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는 내년 1분기 유동성 및 대출, 통화량 반등 기조에 일조할 것”이라며 “대출 방향성이 잡힌 인프라투자, 부동산 건설 밸류체인, 신재생 관련주 전반적으로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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