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부터 폰 하나에 번호 두개 쓴다…'스마트폰 e심' 도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판. 사진=아주경제DB]

내년 9월부터 '스마트폰 e심(embedded SIM)'이 도입돼 단말기 하나로 번호 두개를 쓸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동통신사, 제조사와 함께 e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기술 개발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스마트폰 e심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 7월부터 이동통신사, 제조사, 유관기관과 'e심 협의체'를 구성하고 e심 도입 방안 논의를 진행했다. 국내 스마트폰 e심 서비스를 오는 2022년 9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e심 상용화를 위한 제도·기술적 기반 마련을 추진한다. 

e심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 끼워서 사용하는 칩 형태의 유심(USIM)과 동일한 역할을 하지만, 유심과 달리 칩이 단말기에 내장돼있다. e심은 유심과 달리 물리적 삽입이나 교체가 필요 없다. 이용자는 QR코드 등을 활용해 e심에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내려받아 이용한다. 

e심을 도입하면 이용자 정보를 단말기에 내려받기만 하면 돼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번호이동, 가입, 해지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개통하는 알뜰폰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통3사의 저렴한 요금제와 알뜰폰 데이터 요금제를 조합해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단말기 한대에서 유심과 e심 둘 다를 사용하는 듀얼심 이용이 가능해지는 점이 특징이다. 별도로 업무용 세컨드 단말기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일상용·업무용, 국내용·해외용 등 용도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e심 프로파일 다운로드 비용도 현재 약 2750원(KCT, 이통3사 워치류 기준)에 불과하다. 7700원인 USIM 구매 가격보다 저렴해 가계통신비 경감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관측한다. 
 

유심(왼쪽)과 e심 비교[표=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특화망 등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e심이 본격 도입되면 특화망 사업자가 개인 스마트폰을 이용해 상용망과 특화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특화망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세계이통사연합회(GSMA)의 주도로 표준화 규격이 발간됐다. 지난 2020년 12월 기준 전 세계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e심을 도입했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상위 3개 제조사를 포함한 7개 제조사(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구글, 모토로라, 소니, 오포)가 총 57종의 eSIM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미주·유럽 등 세계적으로 e심 이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정부는 e심 도입을 위해 △e심 수용을 위한 제도개선 △e심 서비스·단말 이용 환경 조성 △단말기 부정 이용 방지 △국내 e심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호접속기준'과 '무선설비기술기준'은 유심을 기준으로 심 개념을 규정하기 때문에 e심도 명확히 포함하도록 개정한다. 듀얼심 단말의 선택약정 요금할인 적용 기준을 고시 개정으로 명확히 해 단말기 구입 시 가입한 첫 번째 회선 이후 추가 개통 회선에도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적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심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통3사와 알뜰폰이 e심을 수용하도록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도 내년 하반기에 e심 내장 스마트폰을 국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e심 서비스와 단말은 글로벌 표준인 GSMA 표준을 따르도록 해, 해외 통신사, 해외 출시 단말과 호환성을 확보한다. 

스마트폰은 단말기 고유 식별번호(IMEI)를 기준으로 분실·도난 여부를 확인한다. 듀얼심 단말은 IMEI가 두개다. IMEI 사전등록 서비스를 구축해 이용자가 IMEI를 사전 등록하면 분실·도난 시 한 번호만 등록해도 모두 분실·도난 처리되도록 한다. 

한편, e심은 유럽 3개사가 e심 서버 공급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등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다. 정부는 향후 스마트폰 외 기기까지 e심이 도입될 가능성을 고려하고 통신사·특화망사업자·심 제조업체 등 다양한 기업의 수요를 반영해 국내 e심기술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국내 스마트폰 e심 서비스가 시행되면 이용자 편익이 제고되고, 알뜰폰 활성화 등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스마트폰 e심 서비스 상용화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앞으로도 이동통신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 편익을 제고해 이동통신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