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술력·파트너십 확대한 네이버, 내년부터 글로벌 경쟁 본격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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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12-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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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 전 세계서 가장 큰 한국어 모델

  • 네이버판 메타버스 '아크버스' 공개... 현실과 디지털 연결

  • 라인-야후재팬 경영 통합 완료, 소프트뱅크과 협력 시너지

  • BTS 소속사 하이브, CJ대한통운과 각각 엔터·물류서 맞손

올해 네이버는 기술력 확보, 파트너십 강화와 관련해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왔다. 기술 측면에선 초거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기존에 쌓아온 기술들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네이버 경기도 성남시 사옥 그린팩토리[사진=네이버]


◆ 기술로 성장한 네이버, 글로벌 기술 경쟁력 갖춰나가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이자 IT 기술 기업으로 매년 진일보한 기술들을 선보여왔다. 올해 네이버의 기술 진보와 관련한 키워드를 꼽는다면 ‘하이퍼스케일 AI’ ‘메타버스’ 등 크게 두 가지다. 
 
네이버는 세계 정상급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후 올해 국내 최초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다. 하이퍼클로바는 오픈AI의 GPT-3를 뛰어넘는 2040억개의 파라미터 규모로 개발됐다. AI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파라미터의 수가 높아질수록 AI는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이퍼클로바는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이다.
 
네이버는 영어 중심의 글로벌 AI 모델과 달리 한국어에 최적화한 언어모델을 개발해 AI 주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AI 기술력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외부 파트너들도 활용하고, 특히 연구개발(R&D)이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작은 기업, 크리에이터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향후 국내 AI 기반의 서비스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사진=네이버]


초대규모 AI와 관련해 산학협력 등 연구기관들과 공동 연구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 국내 AI 연구 성과가 한층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서울대,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등과 AI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벨트를 구축하며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검색에서도 올해 큰 변화와 시도가 이어졌다. 네이버는 초대규모 AI를 바탕으로 새로운 검색 ‘에어서치(AiRSearch)’를 선보였다. 에어서치는 △에어스(AiRS) △에이아이템즈(AiTEMS) △에어스페이스(AiRSPACE) 등 콘텐츠와 쇼핑, 로컬 단위의 다양한 AI 추천 기술과 검색을 아우르는 네이버의 AI 검색 브랜드다. 에어서치를 통해 사용자들은 정답 검색뿐만 아니라 관심사 탐색까지 할 수 있다.
 
검색 의도가 다양해 사용자마다 찾으려는 콘텐츠가 다른 경우 기존 통합검색이 제공하던 콜렉션 단위의 검색 결과로는 만족스러운 검색 경험을 하기 힘들었지만, 에어서치 기반에서는 현재 트렌드와 개인의 관심사가 반영돼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맞춤형 결과가 ‘스마트블록’ 형태로 다양하게 제공된다. 스마트블록은 콘텐츠 분석에 기반한 ‘스마트블록 생성’과 사용자 취향에 기반한 ‘스마트블록 랭킹’ 과정을 통해 사용자에게 제공되며, 각 단계에는 네이버의 다양한 AI 기술이 반영돼 있다. 아직 일부 키워드에 적용돼 있으나 추후 스마트블록이 적용되는 영역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김상범 네이버 서치 CIC(사내독립기업) 책임리더는 “에어서치는 네이버 검색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이었던 통합검색만큼 네이버의 새로운 검색을 대표하는 큰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라인과 협력해 메신저를 기반으로 에어서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추후 일본 검색 시장에도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며 검색 트렌드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돼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3D 아바타 메타버스인 ‘제페토’를 통해 전 세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세대)의 관심을 모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아왔다. 이에 더해 네이버랩스의 모든 기술 역량을 집결한 ‘아크버스’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제시하며 가상세계뿐 아니라 현실세계와 디지털 세상을 연계해나가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크버스를 구성하는 솔루션과 시스템은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모빌리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처럼 현실세계의 혁신적인 서비스와 인프라를 연결한다. 사용자들은 현실과 디지털 세상에서 공간의 격차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네이버랩스는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 건물인 네이버 제2 사옥을 테스트베드로 아크버스 생태계가 구축되는 새로운 스마트 빌딩을 구현해나가고 있다.
 
네이버랩스의 아크버스 기술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네이버랩스의 '어라이크' 솔루션을 활용해 도시 단위 고정밀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추후 더 다양한 파트너들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이 다수 진행될 것이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네이버랩스의 메타버스 생태계 '아크버스' 기술 구조도[사진=네이버랩스]


 ◆ 각 분야 강자들과 '혈맹'으로 글로벌 진출 모색
 
네이버의 신규 사업 전략을 분석할 때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글로벌’과 ‘파트너’다. 네이버는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못지않게 기존 시장 강자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협력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3월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 통합으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파트너십은 더 공고해졌다. 경영 통합 이후 Z홀딩스는 사업 전략 발표회를 통해 신생 Z홀딩스의 커머스 사업 구상을 공개했다. 일본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따라 일본 판매자들이 온라인 쇼핑몰 구축과 관리에 드는 수고를 덜고, 상품 개발이나 비즈니스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토털 이커머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의 일본 진출을 예고했다.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일본 전용으로 현지화한 '마이스마트스토어'를 지난 10월 베타버전으로 오픈하고 판매자 모집을 시작했다.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랩스가 함께 일본의 고정밀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추후 양사의 협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각 사]


네이버는 세계적인 보이그룹으로 발돋움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와 함께 '브이라이브', '위버스'의 사용자, 콘텐츠, 서비스 등을 통합한 새로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오랜 시간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하이브가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는 서비스와 사업을 받쳐줄 기술 역량에 주력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플랫폼은 콘텐츠 송출, 라이브 스트리밍, 커뮤니티 플랫폼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네이버의 역량에 위버스 운영을 통해 다져진 하이브의 비즈니스 역량이 더해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올해 초 전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의 인수를 발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는 웹소설 사용자 1위인 왓패드와 웹툰 사용자 1위인 네이버웹툰을 연계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창작자, 창작물을 확보한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
 
웹툰과 웹소설은 스토리텔링과 탄탄한 팬층을 가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대표적인 원천 콘텐츠다. 향후 웹툰의 웹소설화, 웹소설의 웹툰화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글로벌 영상 사업을 펼치는 스튜디오N, 왓패드 스튜디오의 협업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왓패드가 네이버에서 투자받기로 한 것은 네이버의 기술 경쟁력을 활용한 시너지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콘텐츠 제작의 작업 효율을 높이고, 불법 복제 방지 등 저작권 보호, 사용자 취향을 고려한 작품 추천 등 다방면에서 네이버 기술력을 활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나갈 계획이다.

 

네이버 AI 기술이 적용된 CJ대한통운 군포 풀필먼트 센터.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올해 CJ대한통운과 손잡고 곤지암에 이어 군포와 용인에 네이버 판매자 중심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며 AI 물류 실험을 시작했다. 네이버는 새롭게 오픈한 풀필먼트 센터를 중심으로 ‘클로바 포캐스트’를 이용해 수요 예측도를 더 높이는 한편 물류 로봇, 친환경 패키징 등 스마트 물류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물류 실험은 대규모 물량을 가진 브랜드들과 다양한 테스트를 거친 뒤 향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소상공인(SME)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CJ그룹과 자사주 교환을 통한 강력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함께 모색한다고 밝힌 바 있어 추후 물류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새로운 글로벌 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고, 자체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출의 25%를 R&D에 투자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올해 네이버는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대거 강화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으며, 내년에는 이를 토대로 또 한 차례 높은 성장을 펼쳐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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