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점포 근접 출자 제한을 골자로 한 편의점 자율규약이 3년 연장됐다. 이에 따라 신규 출점에 또다시 제한이 걸리게 되자 업계에서는 편의점 본사의 ‘간판 바꾸기’ 쟁탈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6개 가맹본부(씨유, 지에스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24, 이마트24) 모두 ‘편의점 산업의 거래 공정화를 위한 자율규약’ 연장에 동의했고 이달 중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자율규약 연장으로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이 연장된다. 2018년 12월 처음 제정돼 3년간 시행 중인 자율규약은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제한’ 기준인 50~100m 내 신규 출점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핵심 상권에는 이미 편의점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편의점 본부에서는 매장의 재계약 시점을 노려 수억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면서까지 가맹점주 모시기를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편의점 업체별 점포 수는 씨유(CU)가 1만4923개, GS25 1만4688개, 세븐일레븐 1만501개, 이마트24 5169개, 미니스톱 2603개였다. 내년에는 국내 전체 편의점의 10%에 달하는 5000여개 점포가 재계약을 앞둔 만큼 편의점업계에서는 계약연장을 위해 상생안을 내놓고 있다.
CU는 역대 최대 규모의 2022년 상생안을 발표했다. 상품 발주 지원 확대와 운영력에 따른 인센티브 도입이 골자다. 단순 비용 지원 방식을 넘어 가맹점의 실질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제도를 개편했다.
GS25는 이달 재계약 지원금 인상, 일상 회복 지원금 일괄지급 등이 담긴 ‘2022년 가맹점 상생 지원안’을 공개했다. 특히 내년에는 작년보다 300억 늘린 1800억원을 가맹점 상생을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는 점포 수 차이가 100여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내년 가맹점 재계약 여부에 따라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내달 가맹점 상생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마트24는 2017년 후발주자로 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 기존 월회비 방식 대신 로열티 방식의 가맹모델을 도입하면서 가맹점 이탈 막기에 나섰다. 최근 업계 5위인 미니스톱 인수전에도 뛰어든 이마트24는 인수 결과에 따라 3위 세븐일레븐을 위협할 만큼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된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자율규제로 지난 3년간 편의점업계 시장 질서가 바로잡힌 것은 맞지만 핵심 상권에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점포 수에 민감한 업계 특성상 점주들에게 수억원의 일시금을 지급하거나 인테리어비용 지원 등 여러 지원책을 통해 재계약 쟁탈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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