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거래소]
카카오가 나스닥 상승세에 힘입어 새해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바닥'을 쳤다는 분석보다 올해 상당 기간 주가 부진을 겪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현재 고점 대비 절반 수준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시중 유동성 감소 등 어려운 증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실적을 바탕으로 한 높은 기업가치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카카오의 반등 시나리오는 힘들지 않겠냐는 예상이 우세하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2.32%(2200원) 오른 9만7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9만8600원까지 오르며 10만원 선 돌파를 시도했다.
이날 상승으로 카카오는 6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하는 데 성공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1.78% 상승했던 카카오는 이후 6거래일 중 5거래일은 하락, 1거래일은 보합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9만5000원으로 급락했다. 지난 3일 51조423억원이었던 시가총액도 11일에는 42조3610억원을 기록하며 8조원 이상 증발했다.
카카오가 반등에 성공한 배경으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태도 변화가 지목된다. 그가 11일(현지시간)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시중 유동성 감소를 위한 금리 인상, 양적긴축(QT) 등에 대해 연내 시행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 오미크론과 통화긴축을 견딜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다.
특히 이르면 상반기에 QT가 시행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QT 시기를 하반기로 확정지으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성장주와 테크주 반등의 근거로 작용했다. 실제로 이날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10.62포인트(1.41%) 오른 1만5153.45로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상승을 근거로 카카오의 현재 주가가 바닥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주가가 지난해 6월 기록했던 52주 최고가(17만3000원) 대비 절반 수준인 만큼 저가 매수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카카오 주가에 대해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파월 의장의 전날 발언도 금리 인상과 QT 시점을 명확히 하면서 불확실성을 제거했을 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또 한국은행도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도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중이다. 이달 들어서만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를 발간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도 이날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11만2000원으로 조정했고 모건스탠리도 전일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자체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이 굉장히 낮은 상황에서 시황도 좋지 않다"며 "신사업이나 실적 등을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지 않는 이상 당분간 주가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1분기까지는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지금 카카오에 필요한 것은 기대감의 현실화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이나 엘앤에프 등 2차전지 소재주들도 기대감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다 주춤하는 시기가 있었지만 수주와 실적 등을 통해 기대감을 현실화하면서 주가 재반등에 성공했다"며 "카카오는 성장 기대감이라는 호재를 당겨 쓰면서 주가가 급등한 사례인 만큼 아직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긴 호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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