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이 아주경제와 가진 취임 인터뷰를 통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국내 여성기업인이 처한 냉혹한 현실에 대한 진단이자 고발이다.
이 회장은 “여성기업을 위한 좋은 취지의 지원제도들은 많지만 이를 활용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실효성이 떨어지는 가장 대표적인 지원책으로 ‘여성기업 수의계약 제도’를 꼽았다.
여경협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으로 여성기업 수의계약 금액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됐지만, 현장에선 담당 공무원들이 감사 부담으로 제도 활용을 꺼려, 여성기업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중소벤처기업부는 물론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도 여성경제인들이 우려하는 현안으로 꼽힌다. 그는 “여성기업은 안전인력 부족·비용 문제 등의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할 여력이 없어 모두가 범법자로 몰릴 것”이라면서 “기업의 현실에 맞춰 좀 더 긴 계도기간을 두고, 탄력적으로 제도를 운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장경영’을 자신의 임기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새해 임기를 시작하며 취임식도 생략하고 곧장 경기, 인천, 대전, 경남, 울산 등 전국 곳곳에 위치한 여성기업을 찾아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 회장은 “여성기업을 대표하는 협회의 회장이 누군지도 모르는 먼 존재로 남게 하고 싶지 않다”며 “직접 발로 뛰며 여경협이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여성기업에 관심을 두고 노력한다는 신뢰감을 심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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