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혜경 사과에도 줄줄이 이어지는 의혹...李, '감사기관 감사' 요청

3일 서면 입장문..."문제 드러날 경우 규정 따라 책임지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지난 2월 1일 경북 안동시 경주 이씨 화수회를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과잉 의전'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이 후보가 3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 더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려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자랐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는 부적절한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번을 계기로 저와 가족, 주변까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직 경기도청 직원 A씨는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배모 전 보좌관을 통해 대리 약 처방과 음식 배달 등 김씨의 사적 심부름을 수행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배 전 보좌관은 전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그랬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배 전 보좌관은 김씨의 약 대리 처방 의혹에 대해서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며 선을 그었다. A씨에게 대리 처방을 지시한 약물을 김씨가 아닌 본인이 복용했다는 뜻이다.

이후 김씨도 입장문을 내고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배 전 보좌관과 김씨가 차례로 사과했지만, 김씨가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추가 제기됐다.

배 전 보좌관과 A씨가 지난해 4월 텔레그램을 통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보면 배 전 보좌관은 A씨에게 "고깃집에 소고기 안심 4팩을 이야기해놨다", "밑에 가격표 떼고 랩 씌워서 아이스박스에 넣어달라고 하면 된다"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개인카드로 김씨의 찬거리와 식사를 먼저 결제한 뒤 나중에 법인 카드로 다시 결제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배 전 보좌관 지시로 이 후보 장남 퇴원 수속을 대리 처리하면서 '이재명'이란 영문명과 '세계 속의 경기도' 로고, '복지카드'라고 적힌 신용카드로 병원비를 결제했다고도 주장했다. 

김씨를 둘러싼 의혹이 가라앉기는커녕 점차 확산하자 여권에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을 맡은 윤건영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씨 논란이 이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상황을 봐야 한다"며 "어제 당사자인 배모씨가 입장문을 냈다. 잘 보이기 위해서 일종의 과잉(충성)을 했다고 얘기를 했고 본인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머리를 숙였다. 후보 배우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진솔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구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윤 의원은 "아쉬웠던 건 설령 (김씨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세심하게 살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싶고 이 부분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거듭 "(김씨가) 아랫사람 일이라고 모른 체할 수만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