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끝나가는데…국산 먹는 치료제 개발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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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2-03-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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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웅제약·큐리언트 먹는 치료제 임상 자진 중단

머크앤드컴퍼니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경구용(먹는) 치료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나섰던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의 치명률·중증화율이 급감하면서 임상에 난항을 겪거나 시장성이 낮다고 평가하며 치료제 개발 중단 의사를 밝히고 있어 국산 경구용 치료제 개발은 멀어져가는 분위기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미국 머크앤드컴퍼니(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를 이번주 내로 도입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치료제 도입에 발맞춰 늦어도 오는 24일까지는 이 약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식약처는 "긴급사용승인 여부는 식약처의 검토 이후에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위원회 심의를 거쳐 식약처장이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엄중한 상황임을 고려해 신속히 위원회를 개최하고 늦어도 24일까지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식약처는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함에 따라 '팍스로비드'나 '렘데시비르'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들을 위한 추가 선택지로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자료, 외국의 허가·승인 및 사용 현황, 대체치료제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앞서 라게브리오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이 급하게 이뤄진 배경에는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화이자 팍스로비드가 이르면 2주 이내에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처방되고 있는 팍스로비드의 누적 사용량은 지난 17일 오후 6시30분 기준 7만4514명분이다. 국내에 우선 도입된 16만3000명분(선구매량은 76만2000명분)의 45.7%가 소진됐다. 특히 지난 10~17일 8일간 3만4403명분이 처방됐는데, 앞으로 같은 속도가 유지된다면 남은 재고량 8만8276명분은 빠르면 2주 이내에 소진될 수 있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앞서 브리핑에서 "먹는 치료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기존 계약 물량을 조기 도입하거나 추가 구매하는 방안까지 다양하게 마련 중"이라며 "3월 말에 추가로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팍스로비드가 언제 얼만큼 도입될지는 정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월 13일(2만1000명분) 이후 2월 1일(1만1000명분), 2월 27일(4만1000명분), 3월 4일(4만5000명분), 3월 9일(4만5000명분) 등 총 다섯 차례에 걸쳐 팍스로비드를 국내에 들여왔으나, 선구매량 76만2000명분의 21.4%에 그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4차 접종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국산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의 필요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 치명률이 계절 독감 수준으로 낮아져 치료제의 시장성이 낮아지고, 임상 대상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치료제 개발에 손을 떼고 있는 분위기다. 

만성 췌장염약 성분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을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로 개발하던 대웅제약이 최근 호이스타정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 국내 임상 2·3상 시험을 자진 중단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돼 코로나19 중증화 비율이 급감했고, 확진자들이 이전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경증 치료제 개발의 의학적 중요성이 낮아졌다는 이유다. 

다만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중증 환자 대상 임상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초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을 △코로나19 감염 예방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치료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 등 세 가지 방향으로 개발을 추진해왔다. 

아울러 큐리언트도 지난 2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텔라세벡(Telecebec)' 임상 2상 시험을 자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중증환자 수가 크게 줄면서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의 어려움이 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큐리언트는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 2상 환자 투투약을 시작했다. 임상에서는 18세 이상 중등도 환자 66명을 대상으로 14일간 투약하며, 표준치료법과 텔라세벡을 추가한 실험군 사이의 염증발생 지표(류코트리엔) 억제 정도와 기타 폐 손상 등 중증으로 진행을 파악할 수 있는 임상적 결과를 비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이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은 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할 때 경제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임상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9월 부광약품도 레보비르 캡슐의 코로나19에 대한 두번째 2상CLV-203 임상시험에서 주평가변수에서 위약대비 레보비르 캡슐의 치료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입증하지 못하자 포기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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