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으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는 '경기 회복세 약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지난달보다 더 부정적인 평가다.
KDI는 11일 발간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됐으나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며 "대외 여건의 악화로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경기 회복세가 제약됐다"고 밝혔다.
KDI는 7∼8월 경제동향에서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한 이후 9월에는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봤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3.8%)보다 높은 4.5%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0.3% 감소했다.
제조업은 평균가동률(75.2%)이 전월과 같았지만 재고율(124.5%→124.0%)은 전달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특히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가동률이 대외 수요의 둔화로 전월대비 12.2% 감소하고 재고는 3.8% 증가하면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수요의 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의 업황BSI가 급락하는 등 제조업의 기업 심리도 악화되는 양상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도 부진한 모습이다. 9월 수출은 전월(6.6%)보다 낮은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對)미국 수출(13.6%→16.0%)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대(對)중국 수출(-5.4%→–6.5%)은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35.9%→34.7%)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반도체(-7.8%→-5.7%)가 감소세를 지속했다. 태풍 수해에 따른 생산 차질로 철강(2.8%→–21.1%)도 감소 전환됐다.
8월 교역조건(-11.2%→-10.3%)은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했다. 9월 무역수지는 전월(-94억9000만 달러)보다 축소된 37억7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월(5.7%)보다 소폭 낮은 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품물가(7.6%→7.2%)는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축소됐으나, 서비스물가(4.1%→4.2%)는 개인서비스가격(6.1%→6.4%)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강화와 이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으로 금융 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9월 국고채 금리(3년)와 원·달러 환율이 미국 정책금리 인상 가속화로 급등했고, CDS프리미엄도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는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며 전월 말(2472.1) 대비 큰 폭(-12.8%)으로 하락한 2155.5를 기록한 가운데 변동성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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