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정치사전]'민생' 없고 '정쟁' 있는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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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2-10-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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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국민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로 당장 오늘 끼니부터 걱정하는 상황이지만 국회는 민생은 뒷전에 두고 정쟁에만 신경 쓰고 있다. 

국회는 매년 반복되는 파행과 충돌을 이번 국감에서도 이어갔다. 막말과 고성 또한 끊이지 않았다.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다.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 대답을 곧바로 못한다는 취지로 "질척거린다"고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전 위원장은 "굉장한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2일 환경노동위원회의 국감에서는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색깔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과거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반미 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고 한 발언이 화근이 됐다. 윤 의원은 김 위원장을 향해 "작년에 '윤건영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고 했다)'"며 "이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즉답을 피했으나 재차 이어진 질의에 "저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점심 이후 속개된 국감에서 여야 간 합의 끝에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문제의 발언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탈핵 운동했던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3일 국회 윤리위원회에 권 의원을 제소하기도 했다.

국정감사란 국회가 국정 전반을 조사하는 것이다.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국회가 견제와 균형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번 국감은 국민의힘으로선 문재인 정부의 지난 5년을 비판할 마지막 기회였다. 민주당 역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윤석열 정부를 평가할 첫 기회였다. 신구 권력 충돌 속에 정쟁만 남으며 결국 민생도, 정책도 모두 놓친 형국이 됐다.

대한민국은 현재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이 실질적으로 겪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 역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국회가 언제까지 '동물국회', '식물국회'라는 비판만 들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제라도 국회가 정신 차리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사진=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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