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해외실적 '찔금'…하늘보다 더 높은 强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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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11-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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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의 해외 결제 실적이 좀처럼 되살아나질 못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렸지만, 이번엔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성장을 가로막고 나섰다. ‘강달러 현상’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지속될 전망이라, 분위기 반전을 노리기도 쉽지 않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올 9월 해외 합산 결제액은 8조5854억6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8조621억8400만원)보다 6.5%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이 정상화된 상황에 소비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올 3분기 국제선 항공을 이용한 여객 수는 588만4000명으로 작년 동기(92만1000명)보다 539.1% 폭증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카드 결제 증가 폭은 터무니없이 낮다.
 
직접적인 원인은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다. 고객은 해외 결제를 이용하면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보통 글로벌 카드 브랜드에서 한 번, 국내 카드사에서 한 번 등 총 두 번 수수료가 부과된다, 금액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갈수록 부담이 커지게 된다. 즉 지금 같은 환율 상승기엔 해외 카드 이용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개인 결제 실적만 놓고 보면, 하나카드의 해외 결제액은 작년 12월 5894억1000만원에서 올 9월 5584억6000만원으로 309억5000만원이 오히려 줄었다. 롯데카드 역시 5098억2000만원에서 4955억4700만원으로 142억7300만원이 쪼그라들었다.
 
해외 결제액(9월 기준, 할부 포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삼성카드로 1조3208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카드 1조2126억2800만원, 현대카드 1조746억800만원, KB국민카드 1조614억3100만원, 하나카드 5584억6000만원, 우리카드 5152억8000만원, 롯데카드 4955억47900만원 순이다.
 
카드사들은 이를 상쇄하고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카드는 이달 말까지 해외에서 삼성페이(우리-마스터 제휴카드)로 100달러 이상을 결제할 경우, 1만원을 캐시백 해준다. 국민카드도 선착순 3만명에게 1달러당 1400원으로 환율을 고정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추후 포인트(최대 2만원)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책이 해외에서의 ‘카드 결제 기피’ 현상을 막기엔 한계가 명확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환율 상승기에는 해외에서 카드 이용 최대한 줄이는 게 현명하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형성돼있는 상태”라며 “사실상 ‘역대급 엔저’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일본 여행객을 노리는 것밖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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