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펀드 오스템임플란트 겨냥… 행동주의펀드 힘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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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2-12-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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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운용업계, 행동주의 펀드의 약진 환영 분위기

  • 기업들의 주주가치 재고 자발적 변화는 해결돼야 할 숙제



우리나라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이자 ‘강성부 펀드’로 잘 알려진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매입해 본격적인 주주 권익 제고에 나서면서 금융투자업계 이목이 쏠린다. 운용업계에서는 최근 주주가지 제고를 위한 자산운용사들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유한회사 에프리컷홀딩스가 지난 20일 자사 보통주 11만2608주를 주당 12만8026원, 총 1073억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71만7903주에 추가 지분 매입이 이뤄지면서 에프리컷홀딩스는 총 83만511주(지분율 5.58%)를 보유하게 됐다. 매입 자금은 KCGI 한국지배구조개선사모투자 합자회사 측 출자를 통한 자금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에프리컷홀딩스는 KCGI가 100% 지분을 보유  자회사다.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분 매입 목적과 관련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각 호 행위에 대한 세부 계획은 없다”면서 “하지만 장래에 회사의 업무 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하면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와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회사가 직접 경영권에 간섭하겠다는 뜻이며 대표적으로 △임원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회사의 합병 또는 분할과 분할합병 △영업과 관련된 계약의 변경 및 해약 등이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초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주주 제안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경쟁사 대비 마진율이 크게 낮고 해외사업 적자 등이 문제로 거론돼 왔다”면서 “마진율 상향을 통한 주주 권익 제고안 마련과 대규모 횡령사건 재발방지 등을 집중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성부 펀드가 주주행동을 본격화하면서 그간 행동주의 펀드들의 성공적인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13일 국내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을 상대로 흥국생명의 40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데 반대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고, 이에 태광산업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흥국생명의 전환우선주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태광산업 측이 수용하면서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이수만 SM엔터 총괄프로듀서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한 거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계약을 올해 말로 조기 종료토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재도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관계사들 지분 확대와 내년 열릴 주주총회에서 기관투자자 추천을 받아 이사회 절반을 사외이사로 꾸릴 것을 주문한 상태다.
 
그간 중소·중견기업들이 주주행동의 주요 대상이었다면 대기업을 상대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주목을 받은 사례도 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5월 SK에 자기 주식 소각과 리스크관리위원회 신설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으며 SK 측은 지난 8월 30일 2000억원 규모 자기 주식 매입을 결정하고 내년 3월 전량 소각할 것임을 밝혔다.
 
이 밖에도 안다자산운용은 SK디스커버리에 SK케미칼 지분을 매입해 프리미엄을 높일 것을 요구한 바 있으며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사조오양에 대해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한 상황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운용사 투자 지표 중 하나로 기업들의 거버넌스(지배구조·기업경영) 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이 이끌어낸 긍정적인 흐름은 국내 투자 환경 업그레이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불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고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해외사업에서 문제점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면서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 이전에 국내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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