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젠·에자이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레카네맙'의 신속승인을 결정했다. 신속승인은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제한적 사용을 허가하는 절차다.
레카네맙은 근본적인 치매 원인을 타깃으로 한 치료제로는 2021년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에 이어 두 번째로 FDA 승인을 받았다. 아두헬름은 안전성 문제로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레가네맙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초의 상용화 가능성이 점쳐져서다.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 질환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독성 뇌 단백질 응집체 '아밀로이드 베타'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5500만명이던 세계 치매 환자 수는 2030년 7800만명, 2050년에는 1억39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 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22년 42억 달러(약 5조2000억원)에서 연평균 16.2% 성장해 2030년에는 156억 달러(약 19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도 치매 치료제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가장 선두에 나선 곳은 아리바이오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4일 먹는(경구용) 치매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AR1001은 알츠하이머병 진행 억제와 환자 기억력·인지기능을 높이는 다중기전 신약 후보물질이다.
젬백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GV-1001’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디앤디파마텍, 차바이오텍, 엔케이맥스 등이 치매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치매 치료제 개발 시장이 성장하면서 치매 진단 시장도 함께 주목 받고 있다. 치료제가 나오게 되면 진단 시장도 성장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피플바이오가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피플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혈액진단키트를 개발해 2018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알츠하이머 혈액검사 브랜드 ‘알츠온’(AlzOn)을 론칭하고 국내 5대 수탁 검사기관 및 국내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 등에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치매 치료제는 이제 막 개발이 이뤄지는 단계이기 때문에 효과와 안전성 검증 문제가 남아있다"며 "현재 관련 시장에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앞으로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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