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축구협회(KFA)가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받은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한 것과 관련해 “아주 나쁜 선례”라며 샅샅이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축구협회가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기 위해 승부조작 축구인 48명을 더해 비위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하 의원은 “축구협회는 대한민국 축구계를 박살낼 뻔한 주범자들을 용서해 성과를 나눠갖자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이런 주장에 납득하시느냐”며 되물었다.
그는 “이제부터 승부조작은 ‘안 걸리면 장땡, 걸려도 10년 버티면 사면’이라는 공식이 갖춰졌다”며 “직하고 성실하게 몸 담은 수많은 축구인은 ‘어차피 다 알아서 봐주는데, 한 탕 못 해먹은 바보’ 취급을 했다. 화가 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헬피엔딩이라는 용어가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선한 사람만 피해 받고 악한 사람은 대우 받는 괴상한 결말을 뜻한다”며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축하의 성과를 승부조작 주범자들에게 준다는 축구협회의 논리가 그야말로 헬피엔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축구협회의 사면)관련한 내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샅샅이 조사해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축구협회는 최근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의결했다.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선수 50명 중 축구협회가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한 2명을 제외한 48명도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
이 같은 사면 조치는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 성과와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차원이라고 사면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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