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교육·육아 세계로…구글이 키운 스타트업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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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3-04-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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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적 회원 120만명 맘편한세상 강지현 창업자

  • 아이 돌보미 비용으로 현금 약 2000억 오가

  • 게임 결합한 영어 학습 호두랩스 이초롱 프로

  • 올해 일본 시장 확대 본격화, 2025년 IPO 계획

이초롱 호두랩스 비즈니스 프로(왼쪽)와 강지현 맘편한세상 공동 창업자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 구글 사무실에서 인터뷰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구글]

구글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등을 돕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과 2019년 함께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출범 이후 매해 진행됐으며 올해 5기를 맞이했다. 5기 참가 기업들은 창업진흥원의 심사를 거쳐 오는 7월 발표된다.

지난해 4기까지 중소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 총 360개가 참여했다. 구글에 따르면 1~3기 프로그램 참여 개발사들은 이전에 비해 해외 시장 진출 비율은 68% 늘었으며, 누적 투자 유치 금액도 2012억원 증가했다. 참여 개발사들은 평균 41%의 고용 증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앞선 창구 프로그램에 참여한 두 업체인 아이 돌봄 플랫폼 '맘편한세상'(2기)과 에듀테크 '호두랩스'(4기)를 최근 서울 강남 구글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강지현 맘편한세상 공동 창업자 [사진=구글]

-각자 회사 소개 부탁드린다.

강지현 맘편한세상 공동창업자(이하 강): 부모와 아이 돌보미(시터)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애플리케이션(앱) '맘시터'에서 제공한다. 이미 누적 회원 수 120만명을 확보했다. 아이 키우기 좋은 편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미션으로 돌봄 공백, 여성 경력 단절 등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이초롱 호두랩스 비즈니스 프로(이하 이): 2020년 설립돼 올해 4년차를 맞이했다. 기술을 활용해 교육 격차를 해소한다는 게 당사 미션이다. 대표적인 콘텐츠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기반 영어 말하기 '호두잉글리시'가 있다. 모바일 서비스 중심 '베티아잉글리시'도 제공한다.

지난 4년간 누적 회원수 16만명을 달성했다. 이들 학습자들은 자사 콘텐츠에서 평균 55분 학습하며 총 120문장 이상을 발화하는 성과를 보였다.

-올해 사업 방향은.

: 지난해에는 부모와 시터가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채팅 기능을 열었고 돌봄비 정산 등 관리 부문에도 집중했다. 올해의 경우 맘시터가 육아 필수 앱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향으로 서비스를 정비하려 한다. 가령 육아 팁이나 노하우를 각 회원에 맞게 제공하는 식이다. 앱 내 제공한 아이·부모 정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공지능(AI) 기반 기능이다.

올해 흑자전환하려 한다. 맘시터에서 매칭된 부모·시터 간 오가는 현금 흐름이 2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걸 양지화하는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야 국내 육아 시장 규모를 제대로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돌봄비 계산 등 부문도 더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초롱 호두랩스 비즈니스 프로 [사진=구글]

: 올해 크게 두 가지 사업 방향이 있다. '개인화 서비스 고도화'와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다. 호두랩스에는 학습자들이 생성한 대규모 음성 데이터들이 있다. 현재는 이를 활용해 게임 내 학습만 제공해왔다. 최근 이를 활용해 학생 맞춤형으로 일대일 학습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달 론칭할 화상 학습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또한 일본이 작년 처음으로 영어를 초등학교 공교육 과목으로 지정함에 따라, 올해는 일본을 중심으로 모바일 교육 시장을 확대 공략하려 한다. 이미 지난해 현지 파트너사와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출시한 바 있다. 올해 현지 파트너사 발굴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기업공개(IPO) 추진 여부는.

: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기 어렵다.

: 작년 매출 3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7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IPO를 추진해 이듬해인 2025년 IPO 완료를 목표로 삼았다. 투자자들과 긴밀하게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생성AI 모델을 자체 플랫폼·서비스에 탑재해 고도화할 계획도 있나.

: 맘시터 회원(부모)이 시터 인터뷰를 진행할 때 적합한 질문을 생성AI가 만들어 줄 수 있다. 회원마다 원하는 시터의 역량이 다르기 마련이다. 회원 정보나 신청 내용 등을 토대로 적합한 인터뷰 질문을 만들어주는 식으로 생성AI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시터 본인 소개서 작성, 매칭 후기 요약본 정리 등에도 생성AI가 적용될 수 있다.

: 콘텐츠 제작 시 사람보다 생성AI가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학생 수준에 맞는 영어 예문 10개를 만든다든지. 이런 부분에 생성AI를 활용하면 시간·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사 서비스를 도입하면 교육자가 학부모에게 학생 수업 일지를 전달한다. 이때 교육자들의 적절한 용어 선택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교육자마다 쓰는 표현이나 문장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생성AI의 도움을 받아 교육자가 수업 일지를 균일성 있게 작성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창구 프로그램이 회사 성장에 어떻게 도움이 됐나.

: 구글의 네트워크를 통해 당사 서비스가 대규모로 소개되는 것. 가장 크게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창구 홍보 영상을 통해 당사 서비스나 비전 소개 등이 잘 이뤄져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 내부 구성원 간 미래 사업 운영 방향도 그려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 회사로선 자금력 부족 등 요인으로 브랜딩 관점에서 장기적 투자가 어려웠던 게 현실이었다. 창구 프로그램은 이러한 회사의 갈증을 한번에 해소해줬고 시리즈B 투자를 클로징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사내 직원들도 창구 프로그램 영상 등을 보면서 사기 증진을 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는 대학생에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 내가 풀고 싶은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구현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많다. 누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 명확히 해야 한다. 이에 대한 확신을 세우기 위해 고객·시장을 조사할 필요도 있다.

: 일을 대하는 태도·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전 직장이 중견기업 이상 규모 교육 업체였다. 스타트업은 견뎌야 하는 (좌절감·업무 강도 등의) 정도가 다르다. 그럼에도 본인이 안주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내적 동기가 있어야 한다.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내면관리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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