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투톱' 잦은 이견에 산업현장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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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조아라 기자
입력 2023-04-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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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부장 지원책 일몰 놓고 기재부·산업부 딴소리

  • 기재부 "일방적 발표" VS 산업부 "협의 후 포함"

  • 요금인상 등 파열음 빈번, 불확실성 키운다 지적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경제·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간 잦은 엇박자에 현장의 볼멘소리가 크다.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신뢰도 높은 정책 수립과 집행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부가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기재부와 산업부 등 관련 부처는 18일 열린 제11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위원회에서 소부장 산업과 해당 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화 전략을 심의·의결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기존 7대 분야 150개에서 우주·방산·수소 등을 추가한 10대 분야 200개로 늘리는 게 골자다. 소부장 기업의 판로 개척와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포함됐다.

문제는 이번 정책에 설익은 내용도 함께 담겨 업계의 혼란을 키웠다는 점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자료를 통해 "2020년 신설돼 2024년까지 운영 예정인 소재부품장비특별회계도 예산 당국과 협의해 연장을 추진하는 등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부족함 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재부품장비특별회계는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에 처한 소부장 산업 지원을 위해 한시적으로 편성된 예산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매년 2조원 안팎이 투입된다.

내년 일몰 예정이었는데 산업부가 지원 기한 연장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예산 당국인 기재부는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부장 특별회계 연장을 확정하거나 관련해 확인해준 바 없다"며 "산업부가 제대로 된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문구는 기재부 예산 담당자와 협의해 넣은 것"이라며 "기재부 워딩을 받아 서로 조율 작업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포함시켰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장 예산 지원을 받아야 할 소부장 업계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모를 상황이다. 한 소부장 기업 관계자는 "일몰 연장 여부가 확정돼야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데 이래저래 답답한 처지"라고 토로했다. 

기재부와 산업부 사이에 파열음이 들린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말 정부는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와 관련해 결정을 유보한 바 있다. 당시에도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서민 가계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재부 입장과 한국전력공사·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 완화를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산업부의 견해가 충돌했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과 관련해서도 산업부는 지원 확대를 원했으나 기재부는 세수 감소 우려 등을 명분으로 8%안을 고수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하고 정치권도 지원 사격에 나서자 기재부는 대기업 공제 비율을 15%로, 중소기업은 25%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했다. 

수출 정책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도 빼놓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관련 부처들이 총력으로 수출 지원 체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한 게 발단이었다. 당초 대통령실 경제수석실 주도로 기재부 산하에 '원스톱 수출·수주 지원단'을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이후 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에 지원단을 두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이 대두됐고 결과적으로 소관 부처 없는 범부처 형태로 출범하게 됐다.

정책 혼선이 빈번한 탓에 산업 현장의 혼란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 등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 부처들이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며 "이럴 수록 부처 간에 머리를 맞대고 차분히 준비해 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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