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중·저신용대출 잔액이 2년 반 사이에 25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실행된 대출 비중도 지난해 말 3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중·저신용(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대출 잔액은 2020년 6월 2조39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조5800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7.4%에서 30.4%로 13%포인트 늘었다.
중·저신용 대출 연간 취급액은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2020년 8212억원 규모로 실행된 중·저신용 대출은 지난해 8조4882억원으로 몸집을 열 배 키웠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 대출 규모를 늘리는 것은 2021년부터 매년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공시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층 대상 대출 공급 확대라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에 맞춰야한다는 이유로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말 기준 각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목표 비중은 토스뱅크 44%,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다. 이는 각 은행의 작년 목표인 42%, 25%, 25%와 비교했을 때 각각 2%포인트, 7%포인트, 5%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다만 최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연체 대출 잔액은 2915억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말에 기록한 1062억원보다 174.6%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 대출 의무 비중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또 충당금 적립 부담도 완화해야 한다고 본다. 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공시에서 ‘나쁜 은행’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는 만큼 공시항목을 세분화해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전반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것은 포용금융 실현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편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과 규모가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6월 말 기준 25.2%였던 4대 시중은행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16.9%로 8.3%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대출 잔액 또한 24조8600억원에서 16조5500억원으로 33.4% 감소했다. 또 4대 시중은행의 연간 중·저신용 대출 취급액은 2020년 8조3666억원에서 지난해 2조8089억원으로 66.4%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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