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합의했지만···의료계 반발, 해결 과제 산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효정 기자
입력 2023-06-10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간 지지부진했던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2025학년도 입시 때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다만 규모와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에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일부 의사 단체의 반발도 거세지면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8일 제10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한 의사 인력 확충’이란 큰 틀에 합의하면서, 양측은 향후 전문가들과 함께 구체적인 증원 규모에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복지부가 공개한 합의사항에 따르면 양측은 △미래 의료수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필요인력 수급 추계 △의사인력 수급 모니터링 등 객관적 사후평가를 통한 정원 재조정 방안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 개최 등에 뜻을 모았다.

또한 확충된 의사인력이 필수·지역의료로 유입될 수 있도록 구체적·종합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법률 제정 등으로 법적 부담 경감방안을 마련하며,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합의안에 담겼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구체적인 문구가 담기진 않았다. 일단 의대 정원 조정을 통해 의사 인력을 확충하자는 큰 틀에서만 합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의대 정원, 얼마나 늘릴까 

최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의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의사 수 부족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 공급과 의사 업무량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2025년 5516명, 2035년에는 2만7232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해외 의사 인력과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멕시코(2.4명) 다음으로 적고, OECD 평균(3.7명)에 한참 못 미친다.

다만 의협은 의대 정원 확충보다는 필수의료 인력 이탈 방지책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어, 얼마나 늘릴지에 대한 합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양측의 수급 추계에 간극이 있어 보인다”면서 “결국 증원 규모는 적정선에서 협의를 거쳐 결정되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 의료계 거센 반발···의협 “의대 신설 통한 인력확충 논의 불가” 해명 

의사 인력 확대 합의를 반대하는 의사 단체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2020년 총파업을 통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던 의대정원에 대해 주먹구구식으로 합의된 것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의대정원 확대 저지는 2023년 의협 대의원회의 명확한 수임사항이다. 이필수 회장은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비판했다. 

의대정원 확대보단 필수의료에 대한 효율적인 배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시내과의사회는 “설령 의대정원을 확대해도 필수의료 인력이 확충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면서 “지금은 의대정원 확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 필수의료에 대한 규제감소와 세금감면, 재정투입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회장 탄핵이 거론될 만큼 거센 반대와 함께 책임론까지 부상하자 의협은 서신문을 통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특히 공공의대 등 의대신설을 통한 인력확충 논의는 절대 불가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의협은 “이 같은 내용은 필수적으로 고려되고 전제돼야 함을 복지부에 강조했다”면서 “복지부가 이런 전제 사항에 대해 공감했다”고 주장했다. 

의협에 따르면 의료인력 확충 논의 시 △공공의대 등 의대신설 논의 절대 불가 △현재 상황과 미래 수요에 대한 정확한 분석 우선 △객관적 사후평가 △필수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두터운 보상을 통해 안정적인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제공 환경 마련 △전공의 수련·근무환경 개선 등의 사항이 필수적으로 고려되며 전제돼야 한다고 복지부에 강조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의협은 “복지부에 ‘의료인력 확충 논의 시 이 같은 사항들이 필수적으로 고려되고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복지부는 의협이 제안한 전제사항에 공감하고 제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해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