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45엔, 150엔'? 日 어디까지 버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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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6-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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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엔저 패닉' 올해는 없을듯"

  • 구두개입 확대·YCC 수정 유력

  • 일본은행 깜짝 통화정책 결정 가능성도

[사진=EPA·연합뉴스]




145엔대일까 150엔대일까.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본 당국의 환율 시장(환시) 개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9월 엔화값이 달러당 146엔, 같은 해 10월에는 달러당 152엔까지 밀려나자, 곧장 환시 개입에 나섰다. 현재 '1달러=144엔'까지 엔화 가치가 밀려난 만큼, 이번에도 일본 당국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엔저 바람을 탄 주식 시장 상승, 도요타 등 수출 대기업의 실적 호조로 인해 일본이 엔저를 끝까지 버텨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달러 대비 엔화값은 144.18엔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일본 당국은 엔화값이 달러당 151.94엔까지 폭락하자, 엔 매수·달러 매도 환시 개입을 통해 단 몇 시간 만에 가치를 144.5엔까지 끌어 올렸다. 올해도 엔화 약세 속도가 가파르다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셈이다.

일본은 지난해 엔화값 방어를 위해 650억 달러(84조5000억원)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패닉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일본 내에서 엔저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난 영향이다.
 
엔화 약세가 지난 30년간 숨죽여 있던 일본 증시에 숨을 불어넣은 데다가 도요타, 소니 등 수출 대기업의 호실적으로 이어지면서 엔저의 긍정적인 면이 부각됐다. 더구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한국, 대만, 홍콩 등 세계 각지에서 엔저 바람을 타고 관광객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관광 산업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다케다 아츠시 이토추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와 달리 엔화는 외국인 관광객 급증을 통해 지역 경제에 혜택을 주고 있다”며 엔저에 대한 불안감이 지난해 만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가신 점도 지난해와 다르다. 일례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내 금리를 최대 2차례 올린 후 인상 사이클을 끝낼 것이란 게 중론이다.
 
로이터통신은 일본 당국이 구두개입을 확대할 가능성은 크지만,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봤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고려할 때 성급하게 조치를 취했다가는 저물가를 끝낼 수 있는 마지막 호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경계감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엔화 약세가 가파르고 공매도 등 투기 세력이 판을 친다면 환시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구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세이메이 경제 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화값이 150엔을 돌파할 때만 개입할 것”이라며 “작년에 그랬듯, 통화 개입은 마지막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물가 민심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는 부담이다. 일본 정부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전기 요금 보조금, 휘발유 가격 억제안 등에 수조엔을 지출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계속해서 오르면 일본은행이 10년물 국채 금리를 ±0.5% 안에서 유지하는 수익률 곡선 제어(YCC, 일드커브컨트롤)를 수정할 수 있는 배경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6월 금리결정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깜짝 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 회의 사이사이에는 다양한 새 데이터가 들어온다”며 “그 정보를 바탕으로 최신 통화정책 회의는 이전과 다른 결과를 가질 수 있다. 때때로 놀라움이 있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엔화가 소폭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후카야 코지 마켓 리스크 어드바이저리 연구원은 “연말까지 엔화가 130엔, 내년에 125엔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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