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 발암물질 지정 눈앞...식품업계, '제2 사카린 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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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07-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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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이 들어가 있는 펩시콜라 제로 제품이 매대에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스파탐이 들어가 있는 펩시콜라 제로 제품이 매대에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탕 대체제로 각광받는 아스파탐의 운명이 14일 결정된다.

발암물질 2B군으로 지정되면 아스파탐을 사용해온 식품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특히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 젝파)의 아스파탐 섭취 허용량를 크게 낮출 경우 업계의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4일(현지시간)에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2B군은 알로에베라, 김치와 같은 절임 채소, 휴대전화 전자파 등이 포함돼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이상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로, 설탕에 비해 저렴해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어서 식품업계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물질 발단은 캐나다 연구 결과였다. '사카린을 투여한 쥐가 방광암에 걸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유해물질로 오인받은 것이다.  

업계는 '아스파탐 쇼크'가 제2의 사카린 사태로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카린은 40년 전 유해성 논란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된 인공감미료다. 설탕보다 300배 이상의 단맛을 내는 반면 열량이 없다. 게다가 설탕의 10분 1에 불과한 가격으로 경제적 효율성까지 갖췄으나, 1977년 발암물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다. 

사카린 사태 때와 같이 현재 소비자들도 아스파탐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막거리 제품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지난 11일 발표하면서 아스파탐 함량 표시가 누락된 제품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식품업계에서 아스파탐을 광범위하게 사용해왔지만 함량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비자들 스스로 하루 종일 얼마나 섭취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아스파탐은 막걸리 외에도 과자, 빵류, 중국산 김치, 다이어트 콜라 , 다이어트 식품 등에 주로 쓰인다. 

젝파는 WHO와 유럽식량농업기구가 합동으로 식품첨가물 안전성 평가 위해 설립한 전문가 위원회로, WHO가 발암물질 2B군 으로 지정한 이후 아스파탐 일일허용섭취량을 조정할 예정이다. 젝파는 아스파탐의 일일허용섭취량을 체중 1kg당 40mg으로 설정한 상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젝파의 섭취허용치를 준용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아스파탐 하루 섭취권장량을 60kg 성인 기준으로 따져보면 1일 최대 2.4g이 나온다. 이는 막걸리 33병, 제로 콜라 55캔을 마셔야 가능한 수치다.

젝파가 이러한 하루 섭취 허용치를 대폭 낮추면 국내 식품 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다이어트 콜라, 중국산 김치 등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식품업체도 사용량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오리온, 크라운해태, 대상 등 업체들은 아스파탐을 제품에서 빼고 대체감미료 제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은 식음료 제품에 극소량 들어가는 인공감미료”라면서 “치킨, 맥주, 소주가 2B군보다 한 단계 높은 2A군(발암 추정 물질)으로 더 위험하지만 문제인식 없이 먹지 않냐. 아스파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약처도 이미 허가한 성분이다. 만약 2B군으로 지정되면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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