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건설현장의 사고는 해마다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건설업 사망자수가 약 700여명에 달했으며, 이는 해마다 조금씩 감소하여 전년도인 ‘22년에는 40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OECD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GDP순위로는 전세계 10위에 달하는 우리는 왜 아직도 이러한 사망 사고를 줄일 수 없는, 아니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노동가치론에 따르면 '재화의 가치는 노동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A.스미스는 “교환가치(화폐)의 척도를 ‘노동’ 이라고 규정”했으며, K.마르크스는 “인간의 노동만이 모든 가치를 창출하며, 유일한 이윤의 원천”이라 했다.
고전 경제학에서 나온 이론들이지만, 최근 노동환경의 변화가 심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건설현장의 노동안전 차원에서 노동의 가치를 돌이켜보고, 협력과 공생을 통해 노동자에게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어 갈 궁리와 해법을 그 안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 참여를 통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안전’이라는 것을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응해야하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업 안전관리는 취약점이 많다. 경기에 따른 영향이 크고, 하도급에 따른 통제·소통 부재, 계약관리 및 책임 소재의 불명확,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난제는 작업 자체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이 어디서부터 출발해야하며 어떻게 관리하여야 할 것인지 고민해보고, 정부 정책에 따른 ‘근로자 참여형 위험성평가’ 중심의 안전보건체계를 구축하여 구체적 실천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에서 그 시작과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선, 건설사는 현장의 특성을 잘 파악해 조직을 구성하고, 조직별 안전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해 공사 단계별 전 조직구성원이 빠짐없이 각각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함으로써, 건설현장 노동환경 전체의 안전이 확보되었을 때 비로소 안전하게 공사가 진행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사에서는 무엇보다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여력이 되는 범위에서 안전예산을 확보하여 현장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현장에서는 공사 설계도면을 시공 중 안전 측면에서 분석하여 작업여건을 사전 검토하고, 소공종별 전 공종에 대한 최초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여야 한다. 건설현장의 위험성평가는 실행공정도에 따라 공종을 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통해야만 공정관리에 따른 공종별 유해위험요인 분석과 안전대책도 같이 실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전문공사별 협력업체가 선정되면 그 결과를 제공하고, 공사 진행 단계별 작업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상시 위험성평가를 통해 월-주-일 단위로 이행 및 점검을 주기적으로 반복해야 할 것이다.
특히, 2023년에는 새로운 위험성평가가 도입됨에 따라,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위험관리 방법을 통해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반드시 안전교육, TBM 등 안전보건활동과 연계하여 운영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패스트 트랙 등 현장 고유의 특성이 있다면, 그 특성을 반영하여 위험성평가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수많은 인명 피해와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설업 전반에 안전 문화를 심어주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이에 정부와 관련 기관은 사고에 대한 신속하고 투명한 조치를 통해 문제의 근본원인을 개선해야 하며, 기업과 단체들은 이러한 안전문화를 실천하기 위한 체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날로 발전하고 있는 건설산업의 구조와 새로운 노동환경이 요구하는 안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위험성평가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원청사, 협력사, 근로자까지, 나아가 정부와 기관이 다 같이 참여하는 안전보건활동을 실천한다면 건설현장의 새로운 안전문화가 꽃피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