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18일 핵협의그룹(NCG) 출범 첫 회의를 갖고, 한국이 자체 핵 무장을 고려할 필요 없을 정도로 북한 핵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측은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미국의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수십년만에 미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항에 기항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한미 NCG는 이날 오후 공동언론발표문을 내고 "NCG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연합 억제 및 대응 태세를 제고하는 메커니즘으로 지속 운영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의 집단 역량은 한반도와 인태지역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출범회의에는 한국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미국의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인태조정관 및 카라 아베크롬비 NSC 국방정책군축조정관이 주관했다. 한미 국방 당국이 차관보급에서 주도하고, 양국 외교 당국이 회의에 참석했다.
NCG는 "이번 출범회의는 미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역량에 의해 뒷받침되는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강화하는 기회를 미측에 부여했다"며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공격도 북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며, 양국은 한국에 대한 어떠한 핵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NCG가 핵 및 전략기획과 북한의 공격에 대한 대응 관련 지침을 포함한 양자간 접근법을 논의하고 진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보안 및 정보공유 절차 개발 △위기 및 유사시 핵 협의 및 소통 체계 △관련 기획, 작전, 연습, 시뮬레이션, 훈련 및 투자 활동에 대한 협력 및 개발 등 한반도상 핵 억제 및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업무체계를 확립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미국의 핵 작전에 대한 한국의 비핵 지원의 공동기획과 실행을 논의하고, 한반도 주변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가시성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양측은 NCG의 업무체계 및 여타 노력을 조속히 추진하고, 향후 수개월 내 진전된 사항을 각각의 지휘계통을 통해 양국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NCG는 적절한 급에서 분기별로 개최될 것이며, 다음 고위급 회의는 연말에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캠벨 조정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현재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핵전략잠수함(SSBN)이 부산항에 기항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NCG가 출범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포괄적 노력이 장기간 진행될 것"이라며 "저희의 이러한 분명한 의지와 공약을 가시적으로 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희는 믿는다"며 SSBN 기항 배경을 설명했다.
SSBN은 핵 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오하이오급)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해 전략적 임무를 수행한다. SSBN이 한국에 기항한 것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김 차장도 "한미 동맹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며 "이제 양국 확장억제는 NCG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협의하여 결정하고 함께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일체형 확장억제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NCG가 향후 역내로 확대돼 일본 등이 참여하는 동아시아판 나토(NATO)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캠벨 조정관은 "미래에 다른 분야까지 확대해 나가는 게 가능할 수 있지만, 현재 우리 목표는 양자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김 차장은 8월 미국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준비중이라며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 문제, 기타 경제안보 문제, 교류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멀지 않은 때 실무 NCG를 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NCG 일본 참여를 강하게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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