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가격경쟁 심화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도 중국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황을 맞이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약발을 다한 중국 경제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야디(BYD)와 리오토, 니오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지난달 판매량이 잇따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로 부상한 BYD는 지난달 총 26만2161대의 신에너지차(NEV, 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61.3% 늘어난 수준이다. 전달에 비해서도 3.6%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월간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달 리오토는 3만4134대, 니오는 2만462대를 판매하며 각각 월간 최대 판매량을 경신했다.
최근 폭스바겐으로부터 7억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한 샤오펑의 지난달 출하량은 1만1008대로, 전달 대비 27.7% 증가했다.
반면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분위기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달 모델3·모델Y의 중국 출하량은 7만42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감소했다.
상하이 비즈니스 자문업체 숴레이의 에릭 한 수석 매니저는 “올해 상반기 관망적 태도를 유지하던 중국 소비자들이 하반기 들어 구매 결정을 내렸다”면서 “니오와 샤오펑 등 업체에 주문량이 몰리면서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중국 전기차 시장은 경쟁 과열로 인한 가격인하 러시를 이어왔다. 특히 1~4월 업체들이 최대 40%까지 판매가격을 낮췄지만,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판매량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중국 씨티증권은 “추가 가격 인하 기대감에 구매를 주저하던 소비자들이 가격인하 러시가 끝났다고 느끼면서 5월 중순부터 다시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소비 효과가 큰 전기차 관련 지원책을 쏟아내면서 향후 전망 역시 밝다.
지난달 21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자동차 소비 촉진에 관한 조치’를 발표하고 신에너지차 관련 시설을 늘리고 구입자금 마련을 위한 신용대출도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6월에는 올해 종료 예정이었던 신에너지차 구매세 감면 혜택을 오는 2027년까지 연장했다.
SCMP는 "상반기 가격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이 다시 성장 궤도로 올라왔다"며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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